글로벌경기 우려에 주요국 국채금리 급락…금리역전 심화
미국·독일·영국 10년물 금리 2∼3년 만의 최저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경기둔화 우려 속에 주요 선진국 국채금리가 수년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조한 각국 경제지표, 무역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론 등의 영향으로 국채금리가 지난 몇 주에 걸쳐 하락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국채금리 하락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8일 2.268%로 하락했다.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다.
2년∼7년물 금리는 모두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범위 하단인 2.25%보다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경기후퇴 가능성에 대한 경고 신호로 여겨지는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도 심해졌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그 격차도 지난 3월 이후 최대인 0.092%포인트로 심해졌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그 격차는 0.129%포인트까지 좁혀져 지난 3월 이후 최저였다. 이달 초 금리 차는 0.25%포인트였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국채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1주일째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으며 더 하락해 -0.159%까지 내려갔다.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는 -0.4%로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치 혼란에 빠져 있는 영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0.917%로 떨어졌다.
29일 오전 호주 10년물 금리도 기준금리(1.5%)보다 낮은 1.49%대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통합 회의론자들이 득세하는 등 지정학적 우려가 더해지며 세계 경제 리스크는 커진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유럽의 경제 성장세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도 악화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은 전혀 진전이 없고 미·중이 완전하고 최종적이며 영구적인 합의에 조만간 도달하리라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기 우려를 반영한 글로벌 채권 금리 하락세는 세계 경제가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낮은 금리 수준이 여전히 주식시장에 호재일 수 있고 이 때문에 채권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웰스파고 애셋 매니지먼트 멀티애셋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상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경기침체로 향하거나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 만큼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향후 3∼6개월 내 금리 상승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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