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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박병대·고영한 나란히 피고인석에…"직업 없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전직 사법부 수뇌부 3명 정식 재판 시작
구속된 양승태 법정 들어오자 박병대·고영한 일어나서 맞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정식 재판이 29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417호 대법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등 전직 사법부 수뇌부 3명의 정식 재판을 열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은 짧은 시차를 두고 서초동 법원 종합청사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첫 재판에 대한 소감이나 혐의 인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재판 시작 후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피고인의 대기석을 통해 법정에 들어서자 박·고 전 대법관과 변호인들은 모두 일어나서 양 전 대법원장을 맞이했다.
고 전 대법관은 고개를 살짝 숙여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인사를 했지만 눈이 마주치거나 별도의 말을 건네진 않았다.
이들 3명은 재판부가 개인 신상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피고인석에서 내내 일어서 있었다.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3명 모두 "직업이 없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검찰이 1시간 넘게 이들의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동안 양 전 대법원장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박·고 전 대법관은 피고인석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검찰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눈여겨봤다.
이날 첫 재판엔 취재진과 방청객, 시민단체 감시단 등 100명가량이 몰렸다.
이들과 공모 관계로 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부인도 같은 시각 다른 법정에서 열린 남편의 재판에 가지 않고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을 지켜봤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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