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S-400 구매 계획 안 바꾸면 군사 협력관계 파기할 준비"
터키 국방장관 "미국이 생산하고 터키가 사는 개념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터키가 러시아판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인 S-400을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미국이 F-35 전투기와 '양립 불가능하다'며 조종사 교육 중단을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가 러시아의 S-400 방공미사일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미국은 F-35 전투기에 대한 터키 조종사 교육을 중단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S-400 구매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터키가 최근 시사한 후 조종사 교육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터키 국방 당국자가 러시아에서 S-400 운용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담당자가 터키에 올 것이라고 이달 22일 밝힌 바 있다.

그간 터키 조종사들은 터키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 애리조나주 소재 루크 공군기지에서 훈련을 받아왔다.
조종사 교육을 중단하는 경우 이들을 터키로 돌려보낼 것인지, F-35 프로그램에 관한 최종 결정인 내려질 때까지 미국에 남아 있도록 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익명을 조건으로 로이터에 이번 사안을 설명한 두 명의 관계자는 최종 결정까지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워싱턴연구소 터키 프로그램 책임자인 소너 챕타이는 "미국은 터키와의 군사적인 협력 관계를 파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만약 터키가 S-400 구매에 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간 미국은 S-400이 서구 동맹국의 방어 네트워크와 양립할 수 없다며 이를 구매하려는 터키의 계획이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미국이나 F-35를 도입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다른 동맹국은 S-400 레이더가 F-35 전투기를 탐지하는 기술을 획득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터키가 S-400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적 대응 제재법'(CATSAA) 규정에 따라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인 자국이 미국에 위협을 가할 일은 없으며 제재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맞섰다.

아카르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터키는 항상 (무기를) 사고, 미국은 언제나 생산한다는 개념은 이제 끝났다"며 S-400 도입에 따른 미국의 제재 가능성에 대응해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는 조종사 훈련중단 검토 여부와 관련해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마이크 앤드루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터키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매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패트리엇이 터키의 방위 요건을 충족하며 나토가 함께 운용이 가능해 S-400의 대안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터키 정부는 그간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매 조건이 S-400보다 훨씬 나쁘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런 가운데 S-400 시스템이 터키에 납품되는 시점은 애초 알려진 6월에서 더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르 장관은 27일 방영된 터키 하베르튀르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아마도 그것을 6월까지는 만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몇달 내에는 올 것이다. 절차는 시작됐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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