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 빼라"
연구자들 "과학을 정치도구화, 뻔뻔한 시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국가기후평가의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도록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산하 환경보호청(EPA) 대변인 제임스 휴이트는 NYT에 "최악의 배출가스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춘 부정확한 모델이론의 사용은 현실 세계의 여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 (잘못된) 정보가 현재 또는 향후 국가적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가 되는 관행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국가기후평가에서 작성해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과학자들로부터 수집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도록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기후변화 보고서를 검토해온 민간 연구기관인 우주홀리서치센터 필립 더피 센터장은 이에 대해 "매우 뻔뻔하게도 과학을 정치 도구화하려는 시도"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과학을 자신들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 옛 소련의 (정책 왜곡)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출범 후 6개월 만에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입안된 기후변화 대응 조처와 법률, 행정명령 등을 잇달아 백지화하는 '오바마 뒤집기'에 나섰다.
미 언론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달 초 북극회의에서 지구 온난화는 빙하 해빙으로 새로운 무역항로의 기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언급은 기후변화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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