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반사이익' 글로벌 금융허브로 뉴욕 단독질주
업계 설문서 뉴욕이 런던 앞지르는 대역전
영업여건 불확실성 증폭에 시티오브런던 '엑소더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허브를 둘러싼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의 세 대결에서 '승부의 추'가 뉴욕 쪽으로 완연히 기울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은 글로벌 금융 컨설팅업체 '더피 앤드 펠프스'가 금융업계 임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런던을 추월해 세계 최고의 금융허브로 지목됐다.
임원들의 지지도를 보면 뉴욕은 작년 40%에서 올해 50% 남짓으로 치솟은 반면 런던은 작년 53%에서 올해 36%로 하락했다.
최고 금융허브를 묻는 이번 조사에는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헤지펀드, 은행, 중개업체 등의 임원 180명이 참여했다.
더피 앤드 펠프스는 "작년에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웠는데 이제는 그게 완연한 위기로 번진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 정부는 브렉시트 시행일을 두 차례 연기해 현재 탈퇴 시한은 올해 10월 31일이다.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런던의 금융특구 시티오브런던에는 영업 여건의 급격한 변화가 예고됐다.
하드 브렉시트가 시행되면 영국은 재화·서비스·노동력·자본이 오가는 EU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EU와의 무역협정을 준용해 교역을 해오던 국가들과의 통상관계도 하나씩 새로 설정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한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뉴파이낸셜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노출된 곳만 따져도 269개에 달하는 금융회사들이 브렉시트가 초래할 불확실성 때문에 런던을 떠나거나 사업장 일부를 옮기기로 했다.
이들 회사의 재정착지로는 아일랜드 더블린, 룩셈부르크,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벨기에 브뤼셀, 스웨덴 스톡홀름 등 다른 EU 회원국들이 거명됐다.
더피 앤드 펠프스는 뉴욕이 득세하고 있으나 세계화에 따른 영향력 분산도 뚜렷해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2%는 홍콩이 5년 뒤에는 발군의 금융센터가 될 것으로 봤다.
더피 앤드 펠프스는 유럽 금융업계가 새 허브를 찾으면서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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