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해자에게 입힌 상처, 평생 죄스럽게 생각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또래 고교생을 노래방과 관악산에서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고교생 7명이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받았다.
다만 주동자를 비롯해 범행을 주도한 4명은 여전히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성지용 부장판사)는 24일 특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15)양에게 장기 6년·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모(18)군 등 남학생 3명에겐 각 장기 3년∼4년, 단기 2년6월∼3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소년법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두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 경우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도 가능하다.
재판부는 박양 등에 비해 가담 정도가 낮은 이모(15)양 등 여학생 3명에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7시간 넘게 끌고 다니면서 무차별적으로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해서 엄청나게 큰 상처를 입힌 점을 보고 많이 놀랐다"면서 "그에 비해 피고인들 나이가 너무 어려서 형을 정하는 데 고심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특히 아주 나이가 어리고 전과도 전혀 없고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은 피고인들에 대해선 '그래도 한 번은 기회를 줘야 하는 게 아닌가' 고심을 했다"며 이양 등을 집행유예로 감형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석방된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아닌 게 되는 건 아니다"라며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입힌 끔찍한 상처는 평생 죄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또 "'앞으로 나가면 어떻게 살겠다'고 다짐 또 다짐한 맹세를 평생 잊지 말아야 하고, 자유로운 공기를 마신다고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다시 큰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며 "그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