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한의대생 일부, 단톡방서 선후배·동기·교수 성희롱
외모 평가하고 '특정 신체 부위에 부항' 등 노골적 대화
대학 "진상조사단 꾸려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처벌 논의 중"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김준범 기자 =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일부 남학생들이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생이나 여교수를 소재로 음담패설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학교 측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24일 대전대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 최근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선후배·동기·교수님들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언어 성폭력 사건을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남학생 8명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여학생과 여교수 등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성적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상습적으로 나눴다는 게 글의 핵심이다.
작성자가 공개한 남학생들의 성희롱 발언에는 '여자애들은 바지 벗고 나와야 한다', '어떤 여자의 ××속에 들어갔다가 나왔길래 이렇게 축축해진 거야', '○○이 △△ 사진 보내달라더냐' 등 노골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외모를 평가하고 비교하는가 하면 특정 신체 부위에 부항 치료를 하면서 영상을 찍고 싶다는 내용도 있다.
학생들은 대화방 내용이 공개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한 학생은 "(구속된다면) 출소해서 나이지리아 월드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제2의 정준영이 되면 이 카톡방은 몰살되는 건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고발 글을 작성한 학생은 "확인된 피해자가 수십 명에 달하고 그 대상은 동기, 선후배는 물론 교수까지 광범위하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를 함부로 추측하지 말고 이 사건을 계기로 언어 성폭력에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동조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 측은 진상조사 결과 문제의 대화방이 실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대전대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는 한편 가해 학생들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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