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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민주당 정면충돌…인프라 회동 3분만에 파행·맞불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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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민주당 정면충돌…인프라 회동 3분만에 파행·맞불 회견
"은폐에 바빠" 펠로시 직격에 트럼프 분노, 15분 지각 후 금세 박차고 나가
서로 회견 자청해 책임 공방…펠로시 "트럼프 은폐, 탄핵될 수 있는 범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민주당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하는 자리를 금세 박차고 나간 뒤 즉석 기자회견을 자청,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맞불 회견'으로 응수하면서 탄핵 가능성을 거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 논의를 위해 민주당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으나 3분 만에 회동이 종료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온 트럼프 대통령은 눈에 띄게 화가 나 있었으며 악수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지도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게 '끔찍한 말을 했다'고 비난한 뒤 답변도 듣지 않고 나가버렸다고 WP는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날 오전 민주당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은폐에 바쁘다고 본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 "나는 은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의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가짜라고 몰아붙이며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조사가 중단되지 않으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면서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 모든 것은 미국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시도였다"고 비난했다. '공모·사법 방해가 없었다'고 큼직하게 적은 팻말까지 연설대 정면에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관련한 백악관 회동이 이뤄지기 직전에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비공개회의를 열고 탄핵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며칠 전에 (백악관) 회동이 잡혔는데 갑자기 어젯밤에 그들(민주당)이 이 회동 직전에 'I'로 시작하는 단어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I' 단어다. 상상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 논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Impeachment'로, 민주당에서는 소장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추진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2조 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에 합의했으나 이날 회동 파행으로 당분간 계획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도 질세라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과 관련해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있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파행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린 뒤 "미국의 대통령을 위해, 미국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백악관 회동에서) 일어난 일을 지켜봤다면 입이 떡 벌어졌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도망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미국진보센터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 "대통령은 사법 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에 바쁘다. 이는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기자회견이 끝난 후 트윗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미국을 찢어놓고 있으나 나는 계속 미국인을 위한 기록을 세워갈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을 향해 "기도해준다니 참 고맙다. 진심으로 한 얘기라는 걸 안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탄핵을 말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분풀이성 트윗을 연달아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전날 백악관의 저지로 특검 수사의 핵심증인인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의회 출석에 불응하자 대통령 탄핵 추진 쪽으로 생각을 바꾼 의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적 역풍을 고려,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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