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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독자 OS, 문제는 '생태계'…삼성·샤오미 반사이익 기대
창업자 런정페이 "생태계 구축이 큰 일"…전문가 "앱 생태계 없인 OS 의미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 정부의 봉쇄령이 떨어진 중국 화웨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이 어려워 삼성전자나 중국 샤오미, 오포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화웨이 소비자 부문을 이끄는 위청둥(余承東)은 전날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이르면 올해 가을, 아무리 늦어도 내년 봄, 우리 OS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쓰기를 원하지만, 이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미국 IT매체 인포메이션은 화웨이의 OS 개발에 대해 "준비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마트폰 OS를 개발하더라도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실패한 생태계 구축이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CEO도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전날 중국 언론과 만나 "운영체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어려운 것은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건 큰일이라 천천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가 시작되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는 구글의 유튜브,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검색 앱 등을 쓰지 못하며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중국에서는 구글 서비스가 거의 막혀 있지만 최근 화웨이가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린 유럽 같은 곳에서는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많은 소비자는 새로운 환경에 번거롭게 적응하기보다는 다른 브랜드를 찾을 수 있다.
업계 전문가 팀 셰디는 앱 생태계 없는 운영체제는 의미가 없다면서 블랙베리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예를 들었다.


이들 업체가 앱 개발자들에게 많은 돈을 지급하면서 자사 운영체제를 위한 앱을 개발해달라고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은 초기에는 성공하는 것 같았지만 윈도 폰 이용자가 별로 늘어나지 않자 앱 개발자들이 업데이트를 중단했고 그 결과 윈도 버전 앱은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보다 뒤처졌다고 채널뉴스아시아에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도 화웨이의 시도가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글이 지도와 유튜브 같은 서비스를 다른 플랫폼에서 쓸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서비스를 쓰지 못하는 모바일 기기는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의 여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 2.7% 상승했다.
캐널리스의 니콜 펑도 삼성과 화웨이가 제품군이 가장 겹친다며 삼성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했다고 CNBC가 전했다.
하지만 무어인사이츠&스트래티지의 애널리스트 앤셜 색은 중국 비보와 오포가 가장 덕을 볼 것이라고 봤다. 그는 화웨이가 해외 시장에서 가장 급성장한 지역인 유럽에서 이 두 업체가 점점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IDC의 프랜시스코 제로니모도 "중기적으로 중국의 샤오미, 오포 같은 브랜드가 혜택을 볼 것이다. 이들 업체가 성장할 기회"라고 예상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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