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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년 진화 견딘 '원시단백질'의 존재 이유는?
미 BUSM 연구진, 급성 세포염증 치유 메커니즘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세포가 심하게 손상됐을 땐 세포의 경계를 구성하는 지질(lipids)이 빨리 제거돼야 한다. 그래야 독성 부산물의 침윤을 피하고, 상처 입은 조직도 신속히 치유할 수 있다.
모든 동물에 존재하는 저분자 '혈청 아밀로이드A(SAA; Serum Amyloid A)' 단백질이 손상된 세포의 지질 제거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미국 보스턴의대(BUSM) 과학자들이 새롭게 밝혀냈다.
주로 간에서 생성되는 SAA 단백질은 5억여 년의 진화 과정을 견뎌내고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에 모두 남아 있다. 이 단백질이 생물체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리라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BUSM의 생리학·생물물리학 수석 연구원인 쇼비니 자야라만 박사는 2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이 라이프(eLIFE)'에 발표했다.
이 연구엔 보고서의 교신저자를 맡은 자야라만 박사 외에 독일 울름 대학의 단백질 생화학 연구소 소장인 마르쿠스 펜드리히 교수와 BUSM의 올가 구르슈키 생리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BUSM이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연구 개요에 따르면 SAA 단백질은 오래전부터, 염증이 생긴 세포의 지질운반 경로를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작용의 생리학적 중요성은 그동안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이하게도 급성 감염·상처·염증 등이 생기거나 수술 후에는 SAA 단백질의 혈중 수위가 1천배 이상 급상승한다. SAA가 이렇게 극적으로 증가하는 이유가 이번에 상당 부분 밝혀졌다.
상처로 생긴 세포 조직의 잔해를 치우려면 먼저 지질을 없애야 하는데, 여기서 SAA 단백질이 중요한 작용을 했다.
구르스키 교수는 펜드리히 교수의 실험실에서 만든 재조합형 SAA 단백질을 생화학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SAA가 지질 분해에 필요한 '단백질-지질 나노입자'를 공급하면서, 불용성 독성 부산물의 제거도 돕는다는 걸 알아냈다.
구르슈키 교수는 "베일에 싸여 있던 SAA 단백질의 이로운 기능, 다시 말해 존재 이유를 규명하는 데 이번 연구가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SAA와 함께 급성기 염증에 작용하는 다른 원시 단백질도 지목했다. 바로 약칭 sPLA2로 통하는 '분비성 인지질 가수분해 효소 A2'다.
연구팀은 "SAA와 sPLA2가 협력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상처 부위의 지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생물체가 진화 과정에서 부상과 감염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데 이런 지질 제거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급성 염증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신장 등 장기에 SAA가 쌓여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만성 염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기를 연구팀은 기대한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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