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설로 돌아온 중견작가 4인
김경욱·표명희·정유정·김려령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우리 문단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 소설가 4인이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소설 기계'라는 찬사를 받은 김경욱을 필두로 표명희, 정유정, 김려령이 비슷한 시기 새로운 작품을 내놨다.
김경욱·표명희 작가는 단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정유정·김려령 작가는 장편소설로 독자들과 만난다.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문학동네)은 김경욱이 5년 만에 펴내는 여덟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양들의 역사' 등 단편 9편이 담겼다.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시니컬한 풍자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독창적 스타일이 갈수록 완숙미를 보인다.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경욱은 소설집 '베티를 만나러 가다', '위험한 독서', 장편 '황금 사과', '야구란 무엇인가',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내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받으며 거장을 향해 정진 중이다. 256쪽. 1만3천원.
표명희 네 번째 소설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도서출판 강)에는 '밤의 소리.mp3', '그녀는 프로' 등 7편이 실렸다.
관통하는 주제는 희망과 오류다. 꿈을 집요하게 좇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희망은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오류를 통해서만 희망은 진실이 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표명희는 2001년 '창작과 비평' 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 소설집 '3번 출구', 장편소설 '황금광 시대', '오프로드 다이어리' 등을 펴냈다. 오영수문학상, 권정생문학상을 받았다. 260쪽. 1만4천원.
'이야기꾼' 정유정은 3년 만에 신작 장편 '진이, 지니'(은행나무출판사)로 복귀했다.
판타지 장르 문학에 가까운 소설인데, 사육사의 영혼이 의식을 잃은 유인원 보노보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가가 처음 시도하는 판타지 차용이지만 어색하지 않다. 정유정은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이야기에 적합한 방식이라면 가져다 쓴다"고 했다.
전작 장편소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은 어둠과 악을 탐색하는 스릴러물에 가까웠다. 그는 이들 작품이 미주와 유럽, 아시아 20여개 나라에서 번역 출판되면서 인기 작가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과 제5회 세계문학상을 받았다. 388쪽. 1만4천원.
'일주일'(창비)은 '완득이'로 이름을 알린 김려령이 '창작과 비평'에 1년간 연재한 글을 다듬어 엮은 장편이다.
결혼에서 실패를 경험한 남녀가 우연히 여행지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몇 년 뒤 뜻밖에 재회해 겪는 사랑의 달고 쓴 이야기를 담았다.
김려령은 청소년 문학으로 데뷔했다. 김윤식·유아인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꽤 재미를 본 '완득이'로 2007년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샹들리에', 장편소설 '우아한 거짓말', '가시고백', '너를 봤어', '트렁크', 동화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등을 남겼다. 30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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