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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초청 '령희' 연제광 감독 "사회 모순 보여주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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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초청 '령희' 연제광 감독 "사회 모순 보여주려 했죠"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초청


(칸[프랑스]=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 교포(조선족) 불법 체류자인 홍매와 령희. 어느 날 공장에 단속반이 뜨자 도망가던 중 령희가 추락사한다. 공장 사장과 실장은 이 일을 덮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홍매는 령희의 장례를 치러주고 싶다.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 학생 단편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된 연제광(29) 감독의 영화 '령희'의 내용이다. 15분짜리인 이 영화는 연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졸업 작품이기도 하다.
19일(현지시간) 오후 칸에서 만난 연 감독은 "몇 년 전에 동남아 출신 불법 체류자가 단속반을 피하다가 추락사했는데 자살 처리됐다는 기사를 접했던 것이 영화 기획 계기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불법 체류자라고 해서 모두 나쁜 사람도 아니고 모두 불쌍한 사람도 아닌데,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항상 이분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 이 기사를 접하고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죠."
영화는 이분법을 지양하고 모호함을 취한다. 홍매가 령희의 시신을 처리하고 있는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을 마주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 모호함은 극대화한다. 연 감독은 "전체적으로 모호성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자인 사회적 약자가 또 다른 약자의 일을 처리하는, 그런 우리 사회의 모순적인 모습을 가치판단을 배제한 채 전달하려 했습니다. 홍매가 오열하면 볼거리로 전락할 것 같았어요. 마지막 장면 역시 홍매 뒤의 나무, 앞의 강물을 통해 그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령희'의 영어 제목은 '외국인 체류자'를 뜻하는 '에일리언'(Alien)이다.
연 감독은 "'에일리언'이라는 말에는 차별적인 뜻이 들어 있어서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는 칸의 초청을 받은 순간을 "밥 먹고 있었는데 체할 뻔 했을 정도로 좋았다"고 웃었다.
"다른 나라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제가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제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메시지도 있으니까요."
연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봉준호 감독을 꼽았다. 그는 현재 첫 장편 영화를 작업하고 있다.
"제 첫 장편은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청년 이야기예요.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제 나이의 시선으로 봐야 가장 잘 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겠다고 정해둔 것은 없어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소재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선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면 제 스타일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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