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금개혁 불확실성 확대…하원, 새로운 개혁안 모색
정부-의회 갈등 속 보우소나루 정치적 고립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하원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개혁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하원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연금개혁안을 대신하는 새로운 개혁안을 만들어 표결 처리를 시도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6일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중도 성향 의원들의 면담에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의 마르셀루 하무스 위원장은 "의회를 무시하는 정부에 대한 답변이며 대통령의 정치적 실수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개혁안을 만드는 것이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통과할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무스 위원장의 발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금개혁과 관련해 의회와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중도 정당들이 합의해 하원이 새로운 연금개혁안을 마련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이는 결국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해 대통령실은 대변인을 통해 연금개혁이 정부 안대로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하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별로 없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지난달 23일 하원 헌법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개혁안은 하원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심의·표결을 거치게 되고,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겨져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개혁안이 상·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하려면 하원(전체 513명)에서 308명, 상원(전체 81석)에서 49명 이상 의원들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의회 간의 갈등이 확산하면서 연금개혁을 비롯한 개혁법안 처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원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의원이 늘고 있으며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에 우호적이던 의원들도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하원에 단 1석이라도 의석을 보유한 정당은 27개다. 이 가운데 확실한 여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속한 사회자유당(PSL·54석)뿐이며, 좌파 야권은 6개 정당(134석)이다. 나머지 20개 정당(324석)은 중도 진영으로 분류된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1980년대 중반 군사독재정권이 끝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등장한 역대 정부 가운데 의회 기반이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마이아 하원의장의 관계가 서먹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원의장은 개혁법안의 의회 통과에 열쇠를 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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