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내일부터 폭염 대응체제 가동…소방서에 '무더위 쉼터'
기상특보 수위 따라 1∼3단계로 비상대응 나눠 대처하기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소방청은 여름 폭염에 대비해 '소방 폭염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20일부터 9월30일까지 약 4개월 동안 폭염 대응체제를 가동한다고 19일 밝혔다.
소방청은 지난해 사상 최악 폭염에 이어 올해도 평년 이상의 폭염일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체계적이고 강화된 폭염 대비책을 마련했다.
우선 폭염 수위에 따라 비상대책반 구성 등 세부적인 대응단계를 마련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이어지는 경우를 기상특보 수위에 따라 1∼3단계로 나누고 이에 따라 비상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119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 인원을 확대 구성하고 시·도 소방청 간 실시간 피해 상황 파악, 폭염 소방안전대책 추진 관리, 부처 간 협조·동원체제 구축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최고 수위인 3단계에서는 소방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119폭염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다.
일선 현장의 대비책도 정비했다.
폭염 대응체제가 가동되는 20일부터 전국 119구급대 1천420대 구급차에 얼음조끼·얼음팩과 전해질용액, 물스프레이 등이 비치되고 전국 구급센터에서는 온열 질환 응급 의료지도·상담을 강화한다.
전국 219개 소방관서에서는 119무더위 쉼터가 문을 연다.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제도로, 무더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누구나 들어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열대야 시에는 연장 운영된다. 방문객들에게는 구급대원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상담도 해 준다.
쪽방촌 등 안전취약계층 거주지에서는 소방차가 도로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는 등 도로 살수와 급수지원도 강화한다. 축산농가의 가축 폐사가 우려되는 경우에도 살수 지원요청 시 소방차로 용수를 지원한다.
휴가 성수기로 물놀이가 늘어나는 7월 말∼8월에는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이나 위험지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주요 장소에 구급차를 전진 배치하는 등 수난사고 대응에도 나선다.
또 폭염 시 벌 쏘임 환자가 늘어나는 것에도 대비해 벌집 제거 출동태세도 강화하며 화재진화나 구조·수색 등에 나서는 소방대원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그늘막과 휴식 버스도 운영한다.
지난해 폭염으로 전국에서 119구급대가 모두 2천609차례 출동해 2천426명을 이송하고 184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 등을 했다. 이들 가운데 온열 질환 사망자는 21명이 발생했다.
김일수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은 "이상고온 시에는 바깥 활동을 하기 전에 날씨예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평소 폭염 발생 시 행동요령을 숙지해 온열 질환을 예방해 달라"고 당부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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