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정치인 르펜, 백인우월주의 'OK 손동작'으로 구설
에스토니아 극우정치인과의 셀카 문제되자 "그런 뜻인지 몰랐다" 해명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 펜 대표가 '백인 우월주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진 손동작을 취해 구설에 올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르 펜 대표는 최근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해 극우 성향의 에스토니아국민보수당(EKRE) 소속 루벤 칼레프(25) 의원과 회동했다.
EKRE는 지난 3월 에스토니아 총선에서 전체 101석 가운데 19석을 차지, 제3당의 입지를 구축한 정당으로 현재 에스토니아 연립정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르 펜 대표는 당내 소장파 세력을 이끄는 칼레프 의원과 내주 있을 유럽의회 선거에서 범국가적 극우세력 연합체 설립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와중에 칼레프 의원이 르 펜 대표와 함께 손으로 'OK' 모양을 만들며 찍은 '셀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사인은 쭉 편 손가락 3개가 화이트(White)의 'W'를, 동그라미가 파워(Power)의 'P'를 상징한다고 해서 백인 우월주의 제스처로 통한다.
OK가 '오퍼레이션 KKK'(Operation KKK·백인우월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를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논란이 일자 르 펜 대표는 칼레프 의원에게 문제가 된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AFP 통신에 "칼레프 의원이 셀카를 찍자고 요청해 '알겠다'는 의미로 'OK' 손동작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나중에서야 그 동작이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를 알게 된 직후 즉시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 사소한 손동작에 다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제의 사진은 현재 칼리프 의원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손동작을 취하는 칼레프 의원 자신의 사진은 여럿 남아있는 상태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앞서 EKRE를 이끄는 마르트 헬메·마르틴 헬메 부자가 지난달 새 정부의 장관 취임 선서를 하는 와중에 'OK' 손동작을 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 전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두 사람이 '백인 우월주의'를 표현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인종차별 및 여성 혐오 발언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EKRE는 연립정부의 15개 장관직 가운데 5개 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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