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모정' 자녀입시에 대학원생 동원 성균관대 교수 구속
대학원생들이 딸 대신 '동물실험'…논문도 대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자녀의 입시와 논문 준비에 대학원생 제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성균관대 약대 교수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김유철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이모 성균관대 교수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교수는 2016년 대학생 딸 A씨의 연구과제를 위해 자신의 대학원생 제자들에게 동물 실험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생들이 그 해 7∼9월 3개월간 동물 실험을 하는 동안 A씨는 연구실을 2∼3차례 방문해 참관하는 정도에 그쳤다. 9월에는 아예 캐나다에 교환학생으로 떠났다. 그런데도 A씨는 연구보고서에 이름을 올렸고, 각종 학회에 논문을 제출해 상을 탔다.
이 교수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엔 제자들에게 딸 논문을 대필시켜 딸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지수)급 저널에 논문을 실을 수 있었다. A씨는 논문, 수상 경력 등을 실적으로 삼아 지난해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A씨가 제출한 시각장애인 점자책 입력 봉사활동 54시간 실적 역시 이 교수가 대학원생에게 50만원을 주고 대신하게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딸이 고등학생일 때도 대학원생들을 입시 준비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국제청소년학술대회 논문 발표를 위한 자료를 대학원생이 만들어 A씨가 대회에서 우수청소년과학자상을 탔다. A씨는 이 경력을 2014년도 대학입시 때 서울 주요 사립대의 '과학인재특별전형'에 제출해 모 사립대에 합격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성균관대 교수 갑질 및 자녀 입학 비리 관련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성균관대에 이 교수를 파면할 것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이 교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연구비를 부정하게 타낸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딸 A씨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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