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교수장 소치서 회담…한반도·이란 등 현안 논의
폼페이오 장관, 취임 후 첫 방러…회담 뒤 푸틴 대통령도 만날 계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란·베네수엘라·시리아·북한 문제 등 각종 국제 현안에서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14일(이하 현지시간) 회동했다.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회담을 시작했다.
앞서 이란 핵문제 논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소치에 도착해 오후 3시께부터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 들어갔다.
라브로프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을 맞아 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에겐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할 문제들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면서 "여기엔 전략적 안정성 확보, 대테러전에서의 보다 효율적인 업무 추진, 세계 여러 지역에서의 긴급한 위기 상황 해결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는 최악의 갈등 상황에 있는 미·러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새롭고, 보다 책임 있고 건설적인 상호 인식의 틀을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할 때가 됐다"면서 "우리는 미국 파트너들이 상응한 관심을 보이면 이러한 일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에는 적잖은 의심과 편견이 쌓여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러시아도 미국도 덕을 보지는 못하며 오히려 '상호 (관계)악화'는 양국 안보에 위험을 증대시키고 전 세계의 우려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폼페이오 장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신봉하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이날 회담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회담에서 중요한 의제들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면서 "일부 문제에선 합의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문제들에선 그렇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임무는 전진의 길을 찾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러 외교 수장은 회담에서 이란 핵합의 무산 위기, 시리아 내전,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과 미국의 중거리핵전력감축협정(INF) 탈퇴 선언 이후의 전략적 안정성 확보 문제 등을 두루 논의할 예정이다.
두 장관은 회담 뒤인 이날 저녁 역시 소치에 머물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해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러는 취임 후 처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에는 역시 소치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과 양자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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