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뉴스] 주먹밥 나누던 5월, 5·18묘지 주변에 꽃피운 이팝나무
(광주=연합뉴스) 제39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식을 닷새 앞둔 1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가는 길이 하얀 꽃으로 수놓아졌다.
입하(立夏) 무렵인 5~6월 꽃이 핀다고 해 '입하'가 '이팝'으로 변음한 이팝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린 것이다.
5월 영령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는 5·18 묘지 가는 길에 피어난 새하얀 꽃 무더기는 보는 이의 가슴을 먼저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1994년 국립 5·18묘지(신묘역) 조성 당시에는 묘지를 향하는 진입로에 마땅한 가로수가 없었다.
이에 광주시는 5월을 상징하는 나무를 찾아 나서 고심 끝에 5월에 꽃 피우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선택해 1995년부터 대대적으로 심었다.
몇 해 전부터 수년 동안 뿌리를 굳게 내린 이팝나무가 해마다 5·18 기념식 즈음하여 하얀 꽃망울을 터트려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팝나무의 어원으로는 꽃이 '이밥(쌀밥)'처럼 피어난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이는 주먹밥을 나누며 민주주의 새역사를 써간 39년 전 그날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어 의미가 깊다.
오는 18일 제39주년 5·18 민중항쟁 기념식에 참석하는 이들은 이팝나무 길을 지나며, 1980년 5월 '주먹밥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성찰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글·사진 = 박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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