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내일 중간선거…두테르테 권력기반 강화 여부 시험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의 정치지형을 결정할 중간선거가 현지시간으로 오는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만6천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상원의원의 절반인 12명과 300명가량인 하원의원 전원, 1만8천명에 달하는 지방자치단체 대표 및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전체 유권자는 재외국민을 포함해 6천360여만명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집권 3주년을 앞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필리핀 대통령의 임기는 6년이다.
현지 여론조사 업체 '펄스 아시아 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선출하는 상원의원 12명 가운데 11명이 두테르테 대통령이나 그의 딸인 사라 다바오시장이 지지하는 후보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가운데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딸이자 마르코스의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주에서 3선 주지사를 지낸 이미 마르코스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여성비하 발언과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따른 '초법적 처형' 등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등 야권은 "(야당을 지지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볼 때 선거 당일 놀라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막판 역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이 12일 전했다.
최종 선거결과 발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지역 단위 투표결과는 이르면 24시간 후, 늦어도 72시간 안에 나오겠으나 상원의원 선거결과 발표에는 2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월 13일 이후 최근까지 선거와 관련한 사건 43건이 발생, 20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하는 등 폭력사태가 기승을 부렸다.
또 과거 선거사례를 보면 투표 이후까지 폭력사태가 이어져 군경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가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군경은 25만8천명에 달하는 병력 및 경력을 투표소 주변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12∼13일 관광지를 제외한 공공장소에서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하기도 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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