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20년 전 컬럼바인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한 미국 콜로라도주 하이랜드 랜치 스템스쿨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에서 정치인들이 마이크를 잡자 참석한 학생들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했다고 현지 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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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 9뉴스 진행자 카일 클라크는 이날 "어젯밤 스템스쿨 학생들은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과 제이슨 크로 하원의원이 발언하자 기도회장에서 걸어 나갔다"라고 전했다.
베넷 의원은 민주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이다. 크로 의원은 스템스쿨을 지역구로 둔 연방 하원의원이다.
베넷 의원 등은 학교 총격을 막기 위해 특단의 총기 규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는 2천여 명의 학생과 주민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총격 사건 희생자 추모 행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퇴장한 것 같다고 덴버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집회를 주최한 총기규제 촉구 단체 브래디 캠페인은 "총기 폭력을 경험한 공동체의 트라우마를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지난 7일 오후 덴버 남부에 있는 차터스쿨(자율형 공립교)인 스템스쿨에서는 두 명의 총격범이 교실에서 급우들에게 총을 쏴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18세 남학생과 미성년자 여학생으로 확인된 총격범은 현장에서 체포돼 구금됐다.
유일한 희생자인 이 학교 학생 켄드릭 카스티요(18)는 총격 순간 용의자에게 달려들다 총에 맞았으며, 그가 몸을 던진 덕분에 대량살상을 막을 수 있었다고 여러 목격자와 경찰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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