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놓쳤던 프레슬, 예선 거쳐 16번째 도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 2005년 6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체리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0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는 '버디 킴' 김주연(38)의 극적인 우승으로 한국 골프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지만 당시 미국 언론은 우승자 김주연보다 1타차 준우승을 차지한 17세 아마추어 모건 프레슬(미국)에 더 주목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김주연과 공동 선두로 우승 각축을 벌이던 프레슬은 준우승에 그치자 폭포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분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 눈길을 사로 잡았다.
프레슬이 우승했다면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프레슬은 US여자오픈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는 만 13세이던 2001년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며 이미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프레슬은 US여자오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지만, 미국 골프 팬들이 US여자오픈을 언급할 때면 그를 자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4년을 뛰면서 단 2차례 우승밖에 없지만, 프레슬은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미국 골프 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힌다.
특히 그는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강한 승부 근성과 당돌한 언행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프레슬은 최근 LPGA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을 마치고선 참가한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 출전권을 땄다.
프레슬은 지난해에는 본선 출전 자격을 따지 못한 데다 예선까지 실패해 US여자오픈을 집에서 TV로 봐야 했다.
16번째 US여자오픈에 나서게 된 프레슬은 "US여자오픈에 출전하지 못한 작년은 괴로운 경험이었다"면서 "다시 US여자오픈 무대로 복귀하게 된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프레슬은 "US여자오픈은 내 골프 인생을 형성한 탄생지 같은 대회"라고 말한다.
18년 전 13살 때 처음 출전한 US여자오픈을 통해 이름을 골프 팬들에게 알린 프레슬은 14년 전 통한의 준우승으로 유명해졌고 인기 스타 선수로 성장할 디딤돌을 마련했다.
앳된 소녀에서 이제는 31살 고참 선수가 된 프레슬은 이번 US여자오픈을 계기로 부진 탈출을 꿈꾼다.
2015년까지만 해도 상금랭킹 11위에 올라 강호의 면모를 보였던 프레슬은 2016년부터 샷 난조에 빠졌다. 상금랭킹 48위로 2016년을 마감한 그는 이듬해 상금 78위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90위까지 밀렸다.
프레슬은 어릴 때 자신을 가르쳤던 옛 스승을 다시 만나 샷을 재정비하고 있다.
프레슬은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면서 "어떤 때는 도저히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에 빠지기도 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프레슬은 최근 휴젤-에어 프레미아 LA오픈에서 3위를 차지해 재기의 조짐을 보였다.
휴젤-에어 프레미아 LA오픈이 열린 윌셔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샷 정확도가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내는데 더 중요한 코스다.
프레슬은 티샷 정확도 80.4%, 그린 적중률 73.6%라는 고감도 샷을 때렸다.
어떤 코스보다 정확한 샷을 요구하는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샷 정확도를 되찾은 건 프레슬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US여자오픈은 5월30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찰스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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