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굿바이, 헤이세이·십우도
젠틀맨·수지접합 전문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굿바이, 헤이세이 = 사회학자이자 비평가인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첫 소설로 지난해 제160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
헤이세이(平成) 연호의 끝을 앞두고 시사적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은 안락사를 소재로 한 연애소설이다.
무대는 안락사가 합법화한 가상의 일본이다. 주인공 히토나리는 지성과 합리성을 갖춘 인물로 정서는 메말랐고 섹스에도 관심이 없다. 한국에서도 숫자가 늘기 시작한 '초식남'이라고 할까.
히토나리는 연인 '아이'와 2년간 동거하다 헤이세이가 끝나면 안락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은 얘기는 죽음이 징벌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라는 점이라고 한다.
토마토출판사. 208쪽. 1만3천800원.
▲ 십우도 = 2014년 대종상 수상 영화 '관상'의 원작을 쓴 백금남이 쓴 한 인간의 구도(求道) 이야기다.
백정 정산우는 잡으려던 소 한 마리가 달아나자 그 소를 찾아 나선 지난한 여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천대받던 조상들의 삶을 돌아보며 자아에 눈을 뜬다.
잃어버린 소가 그 자신의 본성이고, 그 본성을 찾고자 '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불교적 관점을 통해 깨닫는다.
무한. 456쪽. 1만5천원.
▲ 젠틀맨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을 받은 심재천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다.
청량리 뒷골목 불량배로 살던 한 남자가 토익에 목매는 대학생으로 변신하는 이야기. 코믹 누아르 정도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한겨레출판. 280쪽. 1만3천원.
▲ 수지접합전문가 =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을 받은 하시문의 공상과학(SF) 단편소설들을 모았다.
수상작인 '나는 아직도 살아있다' 외에 미발표 단편들도 수록했다.
케포이북스. 456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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