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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위암 시어머니 수발 완치…박영순씨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
청소년 상담·어르신 돌봄 앞장선 증평 자원봉사 '대모'

(증평=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위암 말기의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해 완치시킨 충북 증평군 자원봉사의 '대모' 박영순(67) 씨가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7일 증평군에 따르면 박 씨는 효행 부문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상을 받는다.
박 씨는 40년간 시부모를 극진히 모셨다.
1986년 시아버지가 별세한 지 1년 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어머니(91)가 위암 4기 판정을 받아 위와 식도를 절제했다.
병원에서조차 가망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지만, 박 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꽤 큰 규모의 큰 의류매장을 접고 시어머니 병 수발에 매달렸다.
생계는 직장에 취직한 남편의 월급으로 꾸려나갔다.
박 씨는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시어머니에게 하루 6~7차례 이유식과 건강 주스를 직접 만들어 드리며 봉양했다.
박 씨의 정성을 쏟은 간병 덕분에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어머니가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더니 수술 5년 만에 위암 완치 판정을 받으며 소생했다.
시어머니 병간호를 하면서 사회복지에 눈 뜬 박 씨는 1998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입학,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내친김에 2001년에는 상담사 1급과 미술 상담사 자격증까지 땄다.
박 씨는 2002년부터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 활동에 나섰다.
'문제아'로 낙인찍힌 청소년들을 상담해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어 올곧게 성장하도록 도왔다.
증평 여성회관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한 상담 도우미로도 일했다.
7~8년가량 상담 봉사활동을 펼치던 박 씨는 2008년 개관한 증평군 노인복지관 초대 관장을 맡아 6년 6개월 일하면서 지역 노인 돌봄에도 앞장섰다.
노인복지관에서 밥을 해 먹으며 밤새워 매트를 깔고 어르신들의 복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공을 들였다.
어르신 돌보미 사업, 독거 어르신 반찬 배달 사업을 펼치고 어르신 인지 능력 개발 프로그램과 취미 활동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증평 노인복지관이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노인 복지 증진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박 씨가 개관 초기 직원들과 함께 헌신적으로 기틀을 잡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슬하의 두 자녀 교육에도 공을 들여 전통 염색 공예를 하는 딸(40)은 대학원을 마친 뒤 영국 유학을 마쳤고, 아들(38)은 명문대를 거쳐 박사 학위를 취득,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남편이 2014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뜬 뒤 홀로 시어머니를 모시는 박 씨는 최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과정을 등록했다.
지난 1월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거동을 못 하는 시어머니를 더욱 잘 모시기 위해서다.
박 씨는 "저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도 효를 실천하고 선행을 베푸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제가 과분한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가족과 지역사회를 위해 더 헌신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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