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대선서 親EU 후보 당선…EU 가입 '급물살'
집권 여당 펜다로브스키 "EU로 향하는 티켓 확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발칸반도 내륙국가 북마케도니아에서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지하는 친서방 후보가 승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9.5%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SDSM) 소속 스테보 펜다로브스키(55) 후보가 51.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쟁자인 민족주의 계열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의 고르다나 실리아노브스카-다브코바(63) 후보는 44.7% 득표에 그쳤다.
두 후보는 지난달 21일 대선 1차 투표에서 맞붙었으나 초박빙 승부 속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최종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결선 투표율은 46.6%로 선거의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40%를 겨우 넘겼다.
친(親)EU 성향인 펜다로브스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북마케도니아의 EU 가입 계획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펜다로브스키 후보는 기자들에게 "이번 승리는 북마케도니아에 미래를 선사한다"면서 "이는 유럽으로 향하는 티켓"이라고 강조했다.
조란 자에브 총리도 "오늘부로 누구도 앞길을 막을 수 없다. 우리는 EU 가입을 위해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요하네스 한 EU 확대담당 집행위원도 트위터를 통해 EU 가입을 향한 북마케도니아 국민의 강력한 열망을 언급하면서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대선은 특히 '마케도니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국호 변경 절차가 마무리된 뒤 열린 첫 대선이라는 점에서 국호 변경의 여론 지표로서도 주목을 받았다.
자에브 총리는 작년 6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만나 국명을 바꾸는 대신 그리스가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및 유럽연합(EU) 가입을 반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번 대선은 이 합의에 대한 찬반이 팽팽히 맞서며 국론이 양분된 가운데 치러졌다.
대선 후보 중 여당의 펜다로브스키 후보는 국호변경이 나토 및 EU 가입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적극 지지해왔다.
반면에 대학교수 출신으로 북마케도니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꿨던
실리아노브스카-다브코바는 국호변경이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한 조치이자 헌법 위반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마케도니아는 지난 1991년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알렉산더 대왕의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 중심지였던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에서 나왔다며 국호를 인정하지 않았다.
마케도니아는 그동안 그리스의 강한 반대로 EU 가입이 번번이 좌절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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