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인구 4천만 눈앞…경제성장률은 120년만에 최악
작년 3천990만명, 전년대비 18만명↑…2055년 5천만명으로 정점이를듯
경제성장률 1900년 이래 가장 낮아…출생자·이민자 수 감소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웬만한 국가 수준에 맞먹는 미국 최대주(인구 수 기준) 캘리포니아가 인구 4천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서도 경기 침체로 고심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이날 공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인구는 올 1월 1일 현재 3천990만명으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4천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는 전년 대비 18만7천명 증가한 것이다.
미국 내 인구수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 주가 여전히 3천만명에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이에 반해 작년 캘리포니아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47%로, 성장률이 집계된 1900년 이래 가장 낮았다.
이러한 성장률 정체는 출생자·이민자 수 감소와 사망자 수 증가 등의 인구학적 변화가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캘리포니아주 재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제가 원숙한 단계에 있는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작년 기준 약 2조9천억 달러로 영국(2조8천억 달러)이나 프랑스(각 2조7천900억 달러), 인도(2조6천900억 달러)보다 앞선다.
국가별 순위로 따지면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 면적은 42만3천㎢로 한반도(22만㎢)의 약 2배다.
캘리포니아주가 저출산과 함께 인구 고령화 현상에 직면하면서 향후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 당국은 캘리포니아주의 출생률이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의 경우 주내 출생자 수가 전년 대비 1만8천명이나 적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받아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인구가 2055년께 5천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주 당국은 전망한다.
특히 2051년 즈음에는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캘리포니아로 유입되는 이민자의 성격 변화도 눈에 띈다.
최근 현상을 보면 출산율이 높은 멕시코와 같은 국가 출신의 이민자가 줄고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 등으로부터의 이민이 늘고 있다고 주 당국은 밝혔다.
한편, 작년 11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을 휩쓴 대규모 산불로 도시별 인구 통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북부의 소도시 치코의 경우 산불 이후 1만9천명이나 늘어 전체 인구가 11만2천명을 넘어선 반면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산림지역 인근 도시 파라다이스는 전체 인구의 83%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파라다이스 주민들이 치코 등 다른 도시로 대거 이주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이 산불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4배인 15만4천 에이커(약 620㎢)의 산림과 1만4천여 채 가옥 및 건물이 잿더미가 됐다. 사망자 수는 9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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