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본격화…4당 "정상화 응하라" 압박
민주, 국회 정상화 협조 압박…바른미래 "한국당, 이제라도 개혁 논의해야"
한국, 청와대 앞 최고위·경부선투쟁·삭발식 등 총공세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슬기 기자 =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주도해온 여야4당의 공조 틀 속에서 한국당을 향해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재차 압박한 반면,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히 반발한 한국당은 청와대 앞 최고원회 회의, 전국순회 장외집회, 삭발식 등으로 투쟁 강도를 높여갔다.
양측의 강한 대치로 경색된 정국에 냉기류만 더해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 민생법안 처리가 차질을 빚는 국회 파행 상황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2일 추경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가 국민의 요구라며 한국당의 '국회 복귀' 압박을 강화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경 심사와 노동관계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법안들이 너무나 많다"며 "(한국당은) 당장 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생을 챙기는 길은 장외가 아니라 국회 안에 있다"며 "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요구는 명확한데 국회로 돌아와 국민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이 동물 국회로도 모자라 장외 투쟁 운운하며 국민을 겁박해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며 "한국당은 '가출 정치'를 그만두고 이제 그만 국회로 복귀하라"고 요구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전날 회동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추경, 민생법안 심사를 위해 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하는 데 뜻을 모은 만큼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한국당 고립작전'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4당의 공조로 패스트트랙 지정이 된만큼 한국당도 4대 1 구도에서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한국당은 그동안 개혁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대화도 하지 않으며 무조건 반대만 했다"며 "한국당은 이제라도 진지한 태도로 개혁을 위한 논의에 함께하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대여 투쟁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고, 서울·대전·대구·부산 등 '경부선 투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의 문제점을 낱낱이 알려 나가기로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경부선 라인을 따라 서울역, 대전역, 대구역, 부산역에서 국민보고대회를 한 뒤 3일에는 광주역, 전주역, 용산역으로 올라오는 호남선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최고위 회의에서 "지금이라도 현 정권은 악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철회하고, 총선용 선심 살포 추경이 아닌 제대로 된 재난 민생 추경을 추진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이 대오각성하고 정상적 국정 운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 담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금이라도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여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는 대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과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등 5명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한데 이어 추가 삭발 투쟁도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패스트트랙 지정 국면에서 내홍이 더욱 도드라진 바른미래당은 전날 손학규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강행으로 갈등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에 반발하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기자들에게 "당헌에 나온 절차에 따라서 대표 권한을 행한 것"이라며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은) 정치적 행위라고 해석하고 싶다"고 맞받았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는 물론 국민의당계 일부 의원들까지 가세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을 문제 삼으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해 갈등 봉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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