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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육성 비전'에 팹리스업계 "수요 확보" 기대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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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메모리 육성 비전'에 팹리스업계 "수요 확보" 기대 일색
"설계툴에 들 수십억 비용 감소…파운드리와 연계가 가장 중요"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에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일제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팹리스 업체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슈퍼호황'에도 상장사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 바 있어 이번 사업의 지속 여부가 한국 팹리스 산업의 성패를 가릴 것이라는 전망을 보였다.
1일 팹리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원 사업의 가장 큰 이점으로 자금 지원과 수요처 확보를 꼽았다.
자동차 카메라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 넥스트칩 관계자는 "팹리스 업체들이 공통으로 겪어온 어려움은 자금 부족"이라며 "이번 지원으로 설계 툴에 들었던 수십억 원 규모의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계툴은 팹리스 업체가 성과를 내는 데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로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추경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팹리스업계 관계자는 "팹리스는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이어서 시제품 제작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제품을 만들고 유능한 인재를 고용해 기업을 키우려면 자금을 필요한데, 이번에 발표된 '팹리스 전용펀드'가 자금을 마련해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팹리스는 설계자의 역량이 중요해 창의적인 고급 인재만 확보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기에 유리하다.
다만 그는 "자금 지원 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어 개별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은 작년 기준 850억달러(99조2천억원) 규모로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디어텍, 하이실리콘 등 중국계 기업들이 중국내 거대 내수시장과 정부 육성책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팹리스의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은 0%대에 불과한 형편이다. 글로벌 상위 50대 팹리스중에 한국 기업은 단 한곳에 불과할 정도로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현재 국내 팹리스 업계가 특정 대기업에 의존하면서 규모가 영세하고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의 설계툴과 시제품 제작, 반도체 설계에 따른 지적재산권 로열티 등으로 인해 일반 창업보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중국과 달리 투자 규모에 대비해 국내 시장환경의 높은 위험부담이 팹리스 창업을 위축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팹리스와 주요 수요 기업이 협력하는 플랫폼 '얼라이언스 2.0'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얼라이언스 2.0'은 25개 기관 간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팹리스 업체와 기업을 연결해 수요를 만들어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넥스트칩은 "업체들에는 수요 기업이 새로 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현대모비스[012330]와 같은 큰 회사가 고객사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 1위인 실리콘웍스[108320] 관계자도 "수요처 다양화를 뒷받침해 준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라며 "우리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업체도 다변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와 달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팹리스 업체의 경우 중화권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수주한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갑을 관계'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대기업이 팹리스 업체에 과도한 책임이나 비용을 떠넘기는 등 수요 기업 부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2030년 팹리스 점유율 10%'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은 먼 얘기여서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팹리스 업체가 커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팹리스를 키우는 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1위로 키워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측면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반도체 호(號)'가 출항했다고 생각하고 국내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 표준안을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수요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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