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앤 후드' 흑인영화 개척자 존 싱글턴 별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991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보이즈 앤 후드'(Boys N the Hood)를 만든 흑인 영화감독 존 싱글턴(51)이 29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데드라인 등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이 전했다.
싱글턴 감독은 뇌졸중으로 투병하다 고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눈을 감았다.
싱글턴은 20대 초반 흑인 성장영화인 '보이즈 앤 후드'로 흑인영화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바 구딩 주니어, 아이스 큐브, 로런스 피시번 등이 나온 저예산 영화인 '보이즈 앤 후드'는 LA 남부 흑인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갱단에 휩쓸려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는 사춘기 흑인 소년들의 얘기를 그렸다.
싱글턴은 흑인 감독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거장 스파이크 리 감독이 '보이즈 앤 후드'가 나오기 2년 전 '똑바로 살아라'를 만들었지만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 의해 외면당했다.
싱글턴이 흑인 청소년들의 성장 드라마를 만든 시기와 무대는 1992년 한인 이민사에 큰 아픔으로 남은 4·29 LA 흑인 폭동이 일어났던 때와 겹친다.
1991년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숨지게 한 백인 경관들에 대한 무죄 평결이 나와 흑인사회의 분노를 자극했던 시기와도 맞닿아 있다.
'겟아웃'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흑인 영화감독 조던 필은 싱글턴의 별세 소식에 "그는 용감하며 진정한 영감을 불어넣는 아티스트였다. 그의 비전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라고 추도했다.
흑인영화의 대부 스파이크 리 감독은 "우리 중의 거인이었던 싱글턴의 영화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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