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동부 곳곳 아랍 주민 '쿠르드 지배' 반발 시위
"쿠르드 점령군 반대" "석유 반출 불가" 구호 외쳐
동부는 아랍 주민이 다수…쿠르드 세력과 갈등 커져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동부 아랍 주민들이 쿠르드 세력의 '지배'에 반발, 곳곳에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州) 여러 지역에서 최근 닷새간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가 발생한 곳은 부사이라, 후사인, 슈할리 등이다.
시위대는 '쿠르드의 (동부) 점령 반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쿠르드 세력이 동부의 석유 자원을 착취하고, 아랍 주민을 차별하고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북동부 쿠르드 도시 하사카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에서 타이어를 태우며 차량 통행을 막았다.
이 도로는 오마르 유전 등 동부에서 출발한 석유 이송차량이 이동하는 경로다.
"우리 석유가 어디 있느냐? 우리의 자원을 지역 밖으로 옮기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린 동부 마을의 사진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유포됐다.
시리아 국영 TV는 석유를 실은 차량이 시위에 막혀 되돌리는 모습을 방송했다.
데이르에즈조르는 주민 다수가 아랍인인 지역이다.
원래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한 쿠르드 민병대는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 과정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등에 업고 동부를 장악했다.
쿠르드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은 IS의 폭정으로부터 동부를 '해방'했지만 소수 쿠르드 세력의 통제가 길어지며 아랍 부족의 불만이 커졌다.
장기간 이어진 내전과 IS 점령에 따른 빈곤, 쿠르드 세력의 석유 독점, 수니파 원리주의 성향이 강한 아랍 부족과 상대적으로 세속주의 성향인 쿠르드 사이 종족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 국영 TV는 SDF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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