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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몰라도 매일 '영웅 윤봉길' 써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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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몰라도 매일 '영웅 윤봉길' 써내려갑니다"
'훙커우 의거' 현장서 물붓으로 '영웅 윤봉길' 쓰는 자오청셴씨
"윤봉길 의사는 한중 공동의 영웅"…독학으로 한글 쓰기 배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당대 영웅 윤봉길, 영원히 기념"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의거' 현장인 중국 상하이 루쉰공원(옛 훙커우공원) 한가운데서 수년째 거의 매일 붓에 물을 적셔 바닥에 단정한 한글 글씨체로 윤 의사를 기리는 문구를 쓰는 이가 있다.
뜻밖에도 주인공은 한국어를 잘 모르는 중국 노인 자오청셴(趙承先.65) 씨였다.
윤 의사의 훙커우 의거 87주년 일인 29일 루쉰공원에서 윤 의사를 기리는 붓글씨를 써 내려가고 있는 자오씨를 만날 수 있었다.
앞서 수차례 루쉰공원을 찾을 때 그가 바닥에 남긴 글을 여러 차례 보곤 했는데 이날 드디어 그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이날 역시 그는 "영원히 기념, 당대 의사 윤봉길"이라는 문구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자오 씨는 퇴직 후 시간에 여유가 생겨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자리 잡은 루쉰공원을 자주 찾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윤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고 했다.

원래는 물로 적신 붓으로 바닥에 중국어로 서예를 썼지만 이후 아예 한글로 윤 의사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글을 주로 쓰기 시작했다.
그가 거의 매일같이 공원에 나와 윤 의사를 칭송하는 문구를 적은 지가 벌써 5년가량 되었다.
한국어를 할 줄은 모르지만 자신이 쓰려는 뜻의 문구를 인터넷으로 찾아 독학하면서 한글 쓰기를 익혔다고 한다.
자오 씨는 "윤 의사는 한국인들에게도 훌륭한 영웅이지만 중국에서 항일 전쟁 중 희생하신 한중의 공동 영웅"이라며 "오늘이 윤 의사 의거 기념일인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의거 87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돌아가는 한국인 참석자들은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 자오 씨가 써 내려가는 한글 글씨를 보면서 무척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여학생들이 글씨를 구경하러 앞에 다가오자 자오 씨는 바닥에 "이쁘다"라고 적어 주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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