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물꼬 튼 최혜진 "평균타수 1위가 가장 탐나요"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목표는 작년에 못 한 것 이뤄보려고요. 평균타수 1위가 제일 탐나요"
지난해 신인으로 대상을 차지하며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세'로 기대로 모았던 최혜진(20)이 시즌 5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그동안 4차례 대회에서 톱10 입상도 한 번뿐이었고 상금, 대상 포인트 등에서도 중위권 이하로 처졌던 최혜진은 우승 상금 2억원이 걸린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단숨에 1인자 경쟁에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최혜진은 "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 건 사실"이라면서 "부담감과 욕심이 있었다. 시즌 초반 대회에서 샷이 흔들려서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아마추어 때 이미 KLPGA투어에서 2승을 거뒀고 신인 때도 2차례 우승한 최혜진은 아무리 상위권에 자주 들어도 우승이 없으면 '부진에 빠졌다'는 말을 듣게 되는 처지도 부담감을 더했다.
"톱10 안에 들면 좋은 성적인데…"라고 말끝을 흐린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 길지는 않았지만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냈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전관왕'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찾은 자신감을 앞세워 KLPGA투어 평정에 나설 뜻을 감추지 않았다.
"작년에 못 한 걸 해보고 싶다"며 상금왕 등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최혜진은 "시즌 내내 잘해야 할 수 있는 평균타수 1위가 가장 탐이 난다"고 말했다.
평균타수 1위는 대개 상금왕과 대상 등 주요 개인 타이틀과 연동된다.
최혜진은 또 "메이저 우승이 목표였는데 이제 이뤘으니 타이틀 방어를 해보고 싶다"면서 "작년보다 나은 올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미국에서 치른 전지훈련 효과가 이제야 나타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특히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 게 이번 우승으로 빛을 냈다.
"작년 하반기에 우승 기회가 적지 않았지만 작은 실수가 겹치면서 못했다. 그럴 때면 너무 실망했다"는 최혜진은 "이제 실수해도 대범하게 넘어갈 줄 안다. 다음 홀이 있고 다음 대회가 있다고 나를 다독거린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도 이런 평정심 덕을 봤다고 최혜진은 분명하게 밝혔다.
"티샷이 왼쪽 언덕으로 가서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게 된 10번 홀에서 작년이면 아마 보기를 했을 것"이라고 최혜진은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체력에 바닥 나 허덕였던 경험에서 체력 단련에 더 투자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최혜진은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꾼 것도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퍼트 감각을 찾은 그는 귀국하자마자 종전 말렛 형보다 블레이드 형에 가까운 새 퍼터로 이 대회 프로암에 나섰고 버디 11개를 잡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한편 미국 진출 의사를 묻자 최혜진은 "국내 무대에 일단 집중하겠다"면서 "해외 대회 일정은 아직 하나도 정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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