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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까리뇨 "민주항쟁은 나의 삶…5·18정신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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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 까리뇨 "민주항쟁은 나의 삶…5·18정신과 같아"
'필리핀 인권활동가'…2019 광주인권상 수상자 서면 인터뷰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정부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맞서 싸우는 투사 조안나 까리뇨(Joanna K. Carino·68)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인권활동가로 꼽힌다. 그의 투쟁과 희생정신이 일으킨 커다란 울림은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까지 퍼져와 5·18민주화운동과 맞닿았다.
2019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까리뇨는 2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군부 독재와 억압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대표하는 일은 내 삶 전체에 걸쳐서 해온 일"이라며 "5·18민주항쟁의 정신과 나의 삶은 동일 선상에 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필리핀 두테르테 정권이 까리뇨를 비롯한 인권활동가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여놓은 상황에서 '광주 인권상'은 까리뇨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그는 "이 상은 한평생 인권을 지키려던 나의 사명을 지지해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까리뇨는 1980년부터 1983년까지 필리핀 바기오 대학의 문화인류학과 경제학 교수를 지내며 석학 과정(펠로우십)을 밟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983년 필리핀 민주화운동 지도자였던 니노이 아키노가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독재에 대한 저항이 급증했고, 이러한 주변 상황은 까리뇨를 반독재 투쟁으로 이끌었다.
그는 "반독재 투쟁에 대한 요구가 매우 큰 상황에서 펠로우십을 따기 위한 학문적인 조건을 채우기 힘들었다"며 "결국 경력을 포기하고 완전한 투쟁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딜레라 지역에서 정부의 대규모 댐 건설과 벌목 사업에 맞서 군사 저항 중이었던 원주민들과 연대했다.
이런 식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투쟁하던 원주민들과 함께 '코딜레라 민중연합(CPA)을 만들어 독재와 파시즘에 맞서는 연합 전선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30년 넘게 CPA 활동을 하며 원주민들의 인권 보호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투쟁 활동을 이끌고 있다.
지역 내 민주화 활동뿐만 아니라 전국·국제적 연대 활동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2016년에는 'SANDUGO(자결권을 위한 원주민 및 모로족 국민연대)' 출범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국제 원주민 운동' 창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까리뇨의 이러한 활발한 인권 운동과 반독재 투쟁은 정부 기관엔 눈엣가시였다.
그는 마르코스 독재정권 시절 2년간 불법 구금돼 모진 고문을 견뎌야 했고, 1992년에도 영장 없이 체포됐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현재까지 정부 기관의 사찰 대상에 올라 있는 까리뇨는 지속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는 "단지 민주화 단체를 대표하고 탄압과 부패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부에 의해 부당한 공격을 받는 것이 인권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까리뇨는 탄압에 위축되기는커녕 '연대'로 맞서고 있다.
그는 필리핀 정치범 출신들의 단체인 SELDA의 루손 지부 의장을 맡으며 반독재 투쟁의 선봉에 서있다.
그는 "민중의 저항 정신에서, 희생자들의 피와 그들의 선하고 순수한 가치에서 용기를 얻는다"며 "고통을 인내하는 장년층과 투지를 일으키는 젊은이들, 대다수의 소작농과 여성, 노동자 등 모든 사람에게서 (투쟁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까리뇨는 자신이 걷고 있는 가시밭길의 끝엔 '탄압과 착취가 없는 세계'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시민과 한국인들에게도 "인권은 우리를 인간답게 해주는 것이다"며 "우리는 모두 인권과 주권을 보호하고 특히 불우한 이웃과 탄압받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2019 광주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2시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열린다.
수상자인 까리뇨는 시상식에서 상패와 시상금 5만 달러(6천여만원)를 받게 된다.
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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