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현진 "친구에게 안타 맞는 것 싫어해…승부는 냉정"
"강정호와 맞대결, 삼진·안타 하나씩이라 정호가 당한 거라 생각 안해"
홈런 13개 벨린저 만난다면 "지금은 피해가는 게 낫겠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친구에게 안타 맞는 것 싫어해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킹캉'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7년 만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이런 소감을 전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피츠버그를 상대로 벌인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8개를 맞았지만 2실점으로 쾌투, 시즌 3승을 올렸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삼진 10개를 낚고 시즌 최다인 공 105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5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한 강정호를 삼진(2회), 3루수 땅볼(4회)로 잡고 6회 세 번째 대결에선 깨끗한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은 류현진과 문답.
-- 5년 만에 가장 삼진을 많이 잡은 경기였는데 총평한다면.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 된 경기였다. 승부구로 던진 게 스윙을 잘 유도했다. 제구가 잘되다 보니까 삼진도 많이 나왔다.
-- 초반 위기였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더욱 좋아졌는데.
▲ 초반에 실점했는데 팀이 득점을 빨리 올려줘 마운드에 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자신있게 빠르게 승부한 게 좋았다. 위기에는 포수 반스와 코치의 도움이 컸다.
-- 제구를 잘하는 비결이 있나.
▲ 어릴 때부터 영향을 받은 건데, 초등학교 때부터 볼넷보다 홈런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야구를 해왔다. 요즘 매 경기 홈런 나오는 건 안 좋지만, 볼넷은 무료로 공짜로 출루 허용하는 거라 더 안 좋다. 볼넷 많은 경기는 늘 안 좋게 흘러간다. 제구에 신경 쓰며 경기하는 이유다.
-- 홈 경기 성적이 유난히 좋고 쉽게 이기는데.
▲ 좀 더 자신감이 있다. 타자들이 점수를 잘 내줘서 편안하다
-- 강정호 상대할 때 표정이 좀 드러나는데.
▲ (웃음) 제구가 안 된 게 있어서 그랬다.
-- 강정호에게 서비스 안타 맞았나?(웃음)
▲ 그런 게 어딨겠나.(웃음) 승부는 냉정한 것이다. 난 친구에게 안타 맞는 건 싫어한다. 카운트 꽉 차서 스트라이크로 던진 커터인데 잘 치는 정호가 쳐냈다. 홈런 안 맞은 게 다행이다.
-- 황재균, 추신수 등 한국 선수들 상대로 특히 잘하는 것 아닌가. 동기 부여가 더 되는건가.
▲ 그런 게 많기도 한데, 지는 건 안 좋은 거다.
-- 한국 선수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아는데 당하는 것 같다. 강정호도 모든 볼을 안다고 했는데 당하지 않았나.
▲ 삼진 먹고 안타 하나 쳤으니까 (강정호가) 당한 거라 생각 안 한다.
-- (홈런 13개를 치고 있는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를 만일 만난다면 어떻게 할 건가.
▲ 지금은 피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아까 말한 것(볼넷보다 홈런 맞는 게 낫다)의 반대가 되지만 지금은 피해야지.
-- 다쳤을 때 심정은.
▲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부상 안 당하려고 준비하는데 경기에 따라서는 나오는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준비과정을 잘해야 된다. 미국 와서 어깨 수술도 하면서 못 던지더라도 경기에 나가는 게 좋지, 부상자 명단에 있으면 안 좋다는 것 잘 알고 있다.
-- 피츠버그에서 가장 잘 치는 그레고리 폴랑코를 1회 병살타로 잡은 게 7회까지 끌고 간 원동력이 된 것 같은데.
▲ 처음에 병살 잡아서 빨리 끝낸 게 투구 수 줄이고 긴 이닝 상황을 만들어준 것 같다. 실점은 아쉽지만.
-- 최다투구인데 다음 투구에 문제 없나.
▲ 전혀 문제 없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