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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멱살·인간띠…'정치 실종'속 7년만에 부활한 '동물국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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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멱살·인간띠…'정치 실종'속 7년만에 부활한 '동물국회'(종합2보)
여야 4당 패스트트랙 법안 제출·회의 시도…한국당 저지하며 충돌
"할복하라", "도끼 가져와" 고성 난무…경호권 발동에도 아수라장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설승은 이보배 김여솔 기자 = 국회가 또다시 '폭력국회',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썼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놓고 대치한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은 25일 결국 충돌했다.
고성과 멱살잡이, 인간 띠, 밀고 당기기가 난무한 것으로, '동물국회'의 모습은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이다.
첫 충돌 지점은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사무실 앞이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 45분께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2건의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를 찾았다.
여야 '밤샘 몸싸움' 후 일시해산…멱살 잡고 싸우고 구두 나뒹굴기도 / 연합뉴스 (Yonhapnews)
의안과 사무실에서 대기하던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서로의 팔을 엮어 '인간 띠'를 만든 뒤 민주당 의원들의 의안과 접근을 막으면서 "꼭 날치기를 해야 합니까. 민주당은 할복하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이것밖에 안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사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무슨 날치기입니까. 정상적인 절차입니다"라고 반박했고,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맞섰다.
20분간 이어진 이 충돌로 의안과 사무실의 팩시밀리 기기가 파손되기도 했다.


'난장판'이 벌어지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병상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33년 만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그러나 경호권 발동이 무색하게 오후 7시 35분께 의안과 앞 '2차 충돌'이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법안 제출을 위해 의안과로 접근했고,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현수막을 말아 의안과 앞을 원천 봉쇄하고, 이중·삼중의 인의 장막을 쳐 막아섰다.
양당 의원과 보좌진, 국회 경호과 직원들까지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뒤섞여 몸싸움을 하면서 7층 의안과 앞은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이 주고받는 고성은 본청 5층까지 울려 퍼졌다. 멱살잡이와 심한 밀치기에 부상자 발생까지 우려됐고 급기야 소방차까지 출동했다.
한국당은 '국회의장 사퇴하라', '헌법 수호' 등 구호를 외치며 여러 겹의 '인간벽'을 유지했다. 심한 몸싸움이 계속되자 의원과 보좌진들이 어깨동무하고 나경원 원내대표를 둘러싸 보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애국가를 소리높여 부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잠시 숨을 고르면서 소강상태가 찾아왔으나, 오후 8시 30분께 민주당의 법안 제출 3차 시도로 또 한 번 충돌이 벌어졌다. 20여분 간 고성이 국회 본청 7층을 가득 메웠고, 격한 몸싸움이 연출됐다.


세 차례의 충돌이 이어지는 사이 민주당이 법안을 이메일로 접수하면서 전선은 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으로 옮겨갔다.
법안 접수가 완료되자 사개특위는 오후 9시, 정개특위는 오후 9시 30분 전체회의 개최를 예고했고,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사개특위 회의가 예정된 220호 회의장과 정개특위 회의가 예정된 445호 회의장 앞에서 다시 '스크럼'을 짰다.
사개특위 회의장 앞에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등도 등장해 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을 몸으로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사개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휠체어가 뒤로 밀리는 등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독재 타도'를 외쳤고,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어디를 미느냐"며 항의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고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입 닥쳐", "도끼를 가져와야 한다" 등 '막말'도 서슴없이 오갔다.


정개특위 회의장 앞에서도 만만찮은 소란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 등이 총출동해 한국당이 짠 '인간 띠' 앞에서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 '인간 띠' 가장 앞줄에 선 장제원 의원에게 "내가 책임지고 선거법은 협상을 시키겠다. 이렇게 하는 것은 국회의원 권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회의장 진입을 방해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그는 "이해찬 이름으로 다 고발하겠다"며 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이 "선거법만큼은 이렇게 처리하면 안된다. 민주당과 몇몇 정당끼리 합의한 것으로 제1야당이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 모두 합의해서 개선하자"고 항의하자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억지를 부리지 말라"며 맞섰다.
심상정 의원은 "한국당이 무도한 짓을 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이 만든 법"이라며 "의원들은 뒤에 숨고 애꿎은 보좌관만 앞세우고 치사한 행태"라고 소리쳤다.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는 사이에도 밀치기는 계속됐고,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사람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여야는 말싸움과 몸싸움을 벌이는 한편,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회의 '기습 개최'를 시도하고 또 저지하느라 국회 본청 곳곳에서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다.



charg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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