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지방정부, '일대일로' 남발해 이미지 악화 초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비판과 반감을 잠재우기 위해 이미지 개선과 브랜드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날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베이징에서 문을 연 가운데 중국 학자와 전직 관료들로 이뤄진 정상포럼 고문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중국 정부에 제출했다.
고문단이 작성한 보고서는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라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시작된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참여국의 경제 발전과 무역 증진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일대일로 참여국이 '부채 함정' 등에 빠진다며 이를 비판해왔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판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너무나 많은 중국 기업과 지방 정부 등이 그들의 사업에 '일대일로'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면서 일대일로의 이미지가 나빠진 탓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나 국영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해외 인프라 투자가 아닌, 민간 기업의 해외 개발이나 부동산 투자 등에 '일대일로'라는 명칭을 남발하면서 부정적 시각이 확산했다는 얘기다.
중국 런민대학 왕이웨이 교수는 "너무나 많은 사업이 '일대일로'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일대일로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게 됐다"며 "일대일로의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해 이러한 혼란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공지를 통해 일대일로 웹사이트 등을 함부로 개인적, 상업적 목적에 사용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태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나아가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사업이 성공을 거둔 모범 사례를 적극적으로 선전해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고, 일대일로 사업이 다국적 협력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왕이웨이 교수는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가 중국의 주도나 통제가 아닌, 다국적 참여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국제 금융기구의 참여 등 투자 재원의 다변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연구소의 왕후이야오 대표는 "일대일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국영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이들이 입찰 과정 등에 참여토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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