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법원, 유력 대권주자였던 피용 전 총리 기소명령
프랑수아 피용, 아내와 자녀를 보좌관 허위채용해 세비횡령한 혐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보좌관 허위채용 의혹으로 대권의 꿈을 접은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부부가 재판을 받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일간 르 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피용 전 총리의 보좌관 허위채용 혐의에 대해 기소 여부를 심리한 수사판사들이 지난 19일 검찰에 기소 명령을 내렸다.
피용은 하원의원 시절 아내 페넬로프 피용과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등록한 뒤 실제로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세비로 봉급을 챙겨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르 카나르 앙셰네 등 프랑스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피용의 아내인 페넬로프가 1986∼2013년 사이 남편의 보좌관으로 등록해 받아간 세비는 68만 유로(8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판사들은 기소 명령서에서 "피용 측이 제출한 자료들은 (실제로 보좌관으로 근무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한다"면서 "이들이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보좌관의 일로 과도하게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가 2017년 1월 의혹을 처음 제기하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피용은 지지율이 급락했고, 그해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피용의 보좌관 허위채용 스캔들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바로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있다.
피용을 지지했던 중도파 유권자들이 극우 후보 마린 르펜(현 국민연합 대표)을 피해 마크롱 진영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피용이 2016년 11월 공화당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중도우파의 거물 알랭 쥐페 전 총리를 누르고 후보로 확정됐을 때까지만 해도 그가 차기 대통령 '부동의 1순위'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피용 측은 수사판사의 기소 결정에 대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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