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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마틴 "네온으로 여성 모델의 눈을 가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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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마틴 "네온으로 여성 모델의 눈을 가린 까닭은"
스페인 미술가, 서울미술관 개인전…'블라인드니스 컬렉션' 등 전시
"자본주의 비판 메시지, 네온이라는 아름다운 방식으로 전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소피아 로렌, 케이트 모스, 나오미 캠벨 사진이 23일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 본관에 나란히 걸렸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로 격찬받았고 광고계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이들의 눈은 모두 네온사인으로 가려졌다. 스페인 출신 젊은 미술가 하비에르 마틴(34)이 12년간 이어온 '블라인드니스 컬렉션'(Blindness Collection) 작업이다.
마틴은 종이나 나무에 아름다운 여성의 광고 사진을 인쇄한다. 흑백 물감을 칠해 배경을 지우는 식으로 사진의 원래 맥락을 제거한 뒤, 여성의 눈을 네온으로 가린다.
눈은 신체 부위 중에서 감정과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작가는 눈을 가림으로써 여성의 성적인 매력을 이용해 소비자를 매혹하는 산업,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휘둘려 고유한 가치를 놓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은 이날 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마틴 개인전의 중심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는 콜라주와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22점이 나왔다.



자본주의의 성 상품화를 비판하는 예술 작업은 도처에 있다. 마틴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 작업은 그러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네온이라는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유하다"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드레스' 모델을 담은 '블라인드니스 위안'(2014) 연작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싸움이라는 맥락을 한 겹 더 깐 작업이다.
작가는 2016년 아트바젤 홍콩에서 형광등을 깨는 퍼포먼스 '라이즈 앤 라이트'를 선보여 유명해졌다. 서울미술관에서도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작가가 바닥에 놓인 형광등을 하나씩 깨면서 이를 밟고 나아가는 것은 사회의 여러 장벽을 깨부수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
작가는 2015년 부산의 한 레지던시에서 1년간 머무르며 작업했고,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샤이니·동방신기의 '블라인드니스' 작업을 진행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전시는 서울미술관이 신선한 감각과 실험적 정신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를 한 사람씩 소개하는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첫 행사다.
7월 28일까지 전시.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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