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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인데…" 노부모 20여년 봉양한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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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인데…" 노부모 20여년 봉양한 효자
부안 주진탁씨, 20여년 전 생업 접고 귀향

(부안=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북 부안군 계화면에서 농사를 짓는 주진탁(70)씨는 새벽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노부모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한다.
뙤약볕에서 일하다가도 점심시간 무렵이면 늘 발걸음을 서두른다. 몸이 불편한 부모의 식사를 챙겨드리기 위해서다.



아버지(93)는 노환으로 거동이 어렵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91)는 자식도 못 알아본다.
아버지는 겨우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다.
이렇게 노부모와 삼시 세끼를 함께 한 세월이 20년을 훌쩍 넘었다.
주씨는 서울에서 꽃가게를 했다.
부모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생업을 접고 고향에 내려왔다.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40대 후반의 나이였다.
치매에 걸렸던 장모를 15년간 봉양했던 터여서 아내도 주씨의 뜻을 선뜻 따랐다.
"우린 같은 운명인가 봐."
봉양 결정에 아내가 한 말이라고 한다.
아내와 자식들은 직장 때문에 광주에서 산다.
1990년대 후반 낙향한 주씨는 하루아침에 논 1천700평을 관리하는 농사꾼이 됐다.
주야를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노모의 대소변을 받아냈다.
고단한 몸으로 부모의 팔다리를 안마해주고 말벗도 된다.
친구들이 1박 2일로 여행을 가자고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건강해야 부모님을 봉양할 수 있기 때문에 냉수마찰로 건강을 챙긴다.
"비록 내 삶이 없어졌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주씨.
부안군은 이런 공로를 인정해 올해 군민 대상 효열 부문 대상자로 주씨를 선정했다.
수상 소식을 들은 주씨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상을 받게 됐다"며 "어르신들은 밤새 안녕이란 말처럼 혹시 불편하신 게 없는지 편찮으시진 않은지 수시로 들여다본 것 말고는 특별히 한 일이 없었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저도 일흔의 나이가 됐는데 부모님과 늘 함께하고 싶다"며 "봉양을 선뜻 이해해준 아내와 올바르게 큰 자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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