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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견제 유럽으로 번지나…브뤼셀 연구소 "中과 협력관계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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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견제 유럽으로 번지나…브뤼셀 연구소 "中과 협력관계 재검토"
항공우주 연구소 VKI, 극초음속 무기 개발 中국영기업과 협력 중
美 앤더슨 암센터 '중국인 과학자 퇴출'에 中 관영매체 강력 반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이 중국의 '과학 굴기'를 강력하게 견제하고 나선 데 이어 유럽에서도 중국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명 항공우주 연구소인 폰 카르만 유체역학연구소(VKI)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과의 협력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밝히길 거부하면서도 '깊이 있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CASIC는 중국의 항공우주 분야 국영기업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인 극초음속 무기의 개발 주역이다. 미국은 CASIC를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았다.
특히 CASIC는 최대 마하 10의 속도로 중국 본토에서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6'을 개발한 기업이기도 하다.
1956년 저명한 로켓과학자 시어도어 폰 카르만이 설립한 VKI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의 민간, 군사 분야 항공우주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소 중 하나이다.
VKI는 2035년 취항을 목표로 유럽과 호주를 3시간 이내에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CASIC와 극초음속 항공기 개발에 필요한 공기열역학 연구 등에서 협력해왔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민간용과 군사용 모두에서 쓰일 수 있는 기술의 연구는 감독과 통제가 매우 어려운 분야이며, 기초 연구가 군사 목적 프로젝트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VKI가 CASIC와 협력관계를 재검토한다면 이는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돼 그 귀추가 주목된다.
CASIC는 최근 수년 새 룩셈부르크의 센서 장비 제조업체 IEE, 프랑스 집적회로(IC) 개발업체 AC 등을 인수하는 등 유럽 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력 향상을 꾀해왔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경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대학이나 연구소 내의 중국인 과학자, 교수 등에 대해 스파이 혐의 등을 제기하면서 중국과의 학술 교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지난주 "NIH가 자금을 지원하는 55개 기관 내 외국인 과학자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으며, 조사 결과 기술 유출에 관련된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해임하거나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최고의 암 전문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미국 텍사스대학 MD 앤더슨 암센터는 NIH의 서한을 받은 후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중국인 과학자 3명을 퇴출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중국인의 미국 내 세미나 참여를 방해하거나 과학기술 분야 유학생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어떻게 중국의 과학 발전을 막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불안감으로 잠이 오지 않자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이 중국과의 학술 교류를 막는 것은 다른 선진국에 학술 교류 기회를 주는 것으로, 미국에 해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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