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또다른 블랙리스트 우려"…박양우 "자유로운 창작 지원"(종합)
박양우 신임 문체장관, 취임인사차 나경원 찾아
羅 "문화콘텐츠, 정권 주도하는 방향 유감"…朴 "정부, 방송에 관여할 수도 없다"
朴, 홍영표·장병완과도 면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8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문화계에서는 또 다른 블랙리스트가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공정성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 장관과 만나 "문화부는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굉장히 상처가 많은 부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 주관 행사에서 인천의 역사를 다룬 뮤지컬을 봤는데 6·25 남침에 대한 자막 설명은 없고 갑자기 '인천 수복'이 나와 이해가 되질 않았다"며 "방송 드라마를 비롯한 문화콘텐츠가 알게 모르게 정권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간 부분에도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장관은 "블랙리스트 사건은 아픈 기억"이라며 "정부는 제도적으로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그는 나 의원이 지적한 문화콘텐츠의 이념 편향성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방송에 관여할 수도 없다"며 "국가는 예술가들이 이데올로기나 신념을 떠나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와 박 장관은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언급하며 이를 계기로 국내 문화재 관리대책도 손봐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남대문 화재사고도 있지 않았냐"며 "정부가 조속히 문화재 관리대책에 대한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문화재 화재는 늘 조심해도 어려운 문제"라며 "문화재청과 감사도 벌이고 하지만 수시로 신경 써야 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장 원내대표는 "장관직을 잘 수행해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 문제로 서로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가 침체돼있을 텐데 신경이 쓰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를 개선하면서도 보듬어줘야 한다. 친정 식구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명예를 회복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체성을 잘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장 원내대표와 박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화두에 올리기도 했다.
장 원내대표는 "요새 같이 청문회를 하면 나도 장관을 안한다고 할 것 같다.옛날에 한 것이 다행"이라며 "일 잘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고 못 되도록, 떨어뜨리는 제도로 청문회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힘들었다. 청문회를 통해서 많이 배웠다"면서도 "가족들도 (장관직 수락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장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누가 하겠는가. 2류, 3류를 뽑는 제도가 돼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만났다
홍 원내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에게 문화·예술 관련 청년 프로그램을 더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관광 산업 육성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그쪽에 해 많은 노력을 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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