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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자영업 홍보는 이들처럼"…화제의 다이소 거제 장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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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자영업 홍보는 이들처럼"…화제의 다이소 거제 장평점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차분한 무채색 배경에 무심히 놓인 아날로그식 주방 저울. 차갑게 빛나는 스테인리스 받침대 위에서 기다란 실루엣을 뽐내는 요리용 핀셋. 반투명한 아크릴 수납함이 은은한 빛을 받으며 가지런히 배열된 모습.
소품 한 점에 수만∼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해외 유명 생활용품 브랜드의 SNS 계정 속 사진이 아니다. 고가는 아니지만 특유의 감각적이고 정돈된 디자인과 디스플레이로 라이프 스타일 업체의 대명사가 된 일본 모 브랜드의 것도 아니다.
저가형 생활용품점의 대명사인 다이소, 그것도 본사 공식 계정이 아닌 지방의 한 매장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고가 브랜드 뺨치는 수준급의 홍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거제시에서 다이소 거제 장평점을 운영하는 안윤희(34)ㆍ류경욱(33)씨 부부. 2014년부터 이곳을 운영한 이들은 남편 류씨가 매장 관리를 맡고 아내 안씨가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장 홍보를 해보자는 것도 안씨 아이디어였다. SNS 홍보 계정 운영 등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직접 경험해봤거나 공부해 본 적도 없는 그였지만 홍보에서 SNS 활용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인 것을 깨닫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2016년 말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열었고 개인 SNS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사진을 올리고 고객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현재 팔로워는 3만명을 넘어섰다. 제품 소개 동영상은 조회 수 1만회를 훌쩍 넘기도 하고 '좋아요'도 포스팅마다 수백건씩 받곤 한다.

SNS에서 홍보 계정을 운영하는 매장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들의 인스타그램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씨가 피사체로서 제품을 배치할 구도를 감각적으로 선택하고 전문 사진가 못지않은 제품 사진을 찍어 올린다는 데 있다. 고품격 디자인이나 재질로 경쟁하는 게 아닌 저가형 다이소 제품이 안씨의 손길을 거치면 고급 브랜드 상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모습으로 재탄생된다는 게 이들의 인스타그램에 대해 네티즌들이 놀라는 이유다.
안윤희씨는 "미술이나 사진을 배운 적도 없고 사진 역시 고성능 DSLR도 아닌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다"고 수줍어하면서 "제품 사진 바탕이 되는 진회색 배경은 집에 있는 식탁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고 가끔 분위기 전환으로 흰 천을 덮어 하얀 배경으로 쓰는 게 전부"라고 밝혔다.
단순히 제품을 보기 좋게 찍어 올리는 것 뿐 아니라 천원, 이천원 짜리 생활용품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꿀팁'을 함께 제시해주는 것도 이 계정의 인기 비결. 플라스틱 수납함을 캡슐 커피 정리함으로 활용하거나 파스타 통을 파나 부추 보관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든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바구니와 스티커를 활용해 선물용 과일 바구니를 만드는 방법 등을 제안해 준다.
인스타그램 방문자 sso***는 "센스가 항상 최고다. 많이 배우고 간다"고 말했고, 트위터에서 이 매장의 인스타그램 홍보 방식을 칭찬한 이용자 카*는 "똑같은 다이소 제품들인데 깔끔하고 예뻐 보이게 잘 찍어서 인테리어를 모두 다이소로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감탄했다.

홍보 효과는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안씨의 남편 류경욱씨는 "거제도 경기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편인데도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매출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관광지와 좀 떨어진 곳에 매장이 있지만 손님 가운데 '거제도에 관광 왔다가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계정 운영자 안씨는 "저가 제품도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찾는 분들이 더 많아질 거라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면서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다른 자영업자분들도 자신만의 홍보 방법을 개발해 영업이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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