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朴 전대통령 심은 나무 옆 식수…물주며 "잘자라야지"(종합)
5년전 국빈방문한 朴 전대통령 나무 옆에 소나무 심어
투르크멘, 공식환영식서 이례적 예포발사…한국어 환영 전광판 등 극진 환대
文대통령, 투르크멘 대통령과 흰색 의전차량 함께 탑승해 이동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수도인 아시가바트에 있는 독립기념탑을 찾아 헌화하고 식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독립기념탑을 방문했다.
독립기념탑은 그 높이가 투르크메니스탄이 독립한 해인 1991년 10월 27일 중 91과 27을 더한 값인 118m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들의 동상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붉은 장미 700송이로 만든 꽃을 헌화한 데 이어 국빈방문을 기념해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문 대통령이 소나무를 심은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옆에는 2014년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심어 놓은 소나무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 앞의 푯말에는 식수한 날짜와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소나무를 심은 다음 물을 주며 "잘 자라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헌화·식수행사를 함께한 샤무하메트 두르딜리예프 아시바가트 시장에게 "햇볕이 따갑기는 한데 습기가 없어 크게 덥지는 않다"고 했다.
이에 두르딜리예프 시장은 "대통령께서 좋은 날씨를 선물해 주신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투르크메니스탄에서의 본격적인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투르크메니스탄 측은 무랏겔디 메레도프 석유·가스 부총리, 푸를리 아가무라도프 교육·과학·보건·스포츠·청소년 정책 부총리 등 총 9명의 부총리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가 나와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우리 측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미리 행사장에 도착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한국 취재진을 향해 "한국이 여기보다 더운가"라며 "원래 여기에 비가 왔었는데 여러분이 좋은 날씨를 가져 왔다. 좋은 의미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공식환영식장에 도착하자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다가가 악수하며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어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각각 5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투르크메니스탄 측이 다른 나라의 정상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예포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그만큼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인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 곳곳에서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측 인사를 극진히 환대하고자 준비한 흔적이 보였다.
전날 문 대통령이 아시가바트 국제공항에 도착한 자리에는 라시드 메레도프 대외관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바하르굴 압디예바 문화·미디어·관광 부총리가 영접을 나왔다.
통상 국빈방문에는 장관급 1명이 영접에 나선다.
아시가바트 시내 곳곳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한국어 문구가 흐르고 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 등 공식환영식을 마치고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함께 흰색 의전차량에 탑승해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흰색 차량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고 한다.
이는 '깨끗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정책적인 구상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 역시 수년 전부터 흰색 의전차량을 타고 다닌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관공서 등 투르크메니스탄 내 주요 빌딩 상당수의 외관도 흰색이다. 이 역시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깨끗한 국가' 구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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