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우파도 노트르담 화재 위로…일부 佛정부 비판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이후 반난민, 반무슬림을 주장하는 유럽 우파·극우 정부·정당들도 위로와 복구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일부에선 프랑스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F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전날 성명에서 파리 시민들을 위로한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기꺼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 문제를 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견해 차이로 갈등을 빚었으나 정치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도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파리 시민들을 위로했다.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극우 자유당은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위로하는 뜻에서 대통령 집무실 밖에 프랑스 국기를 함께 걸기도 했다.
반면 일부 우파 정부는 프랑스 정부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졸트 샤미엔 헝가리 부총리는 17일 성명에서 "서구 세계의 가치가 사라지는 비극을 목격했다"면서 "프랑스의 종교-세속 분리, 반기독교적 정책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헝가리 기독민주당 대표인 그는 "이번 비극을 통해 프랑스가 깨어나고, 프랑스다움과 기독교적 가치를 되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럽 기독교 문화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반무슬림, 반난민 정책을 주도해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독일 제3당인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스 바이델 대표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유럽 기독교도에 대한 반감과 관련 있는 것처럼 썼다.
바이델은 "부활절을 앞두고 노트르담 성당에 불이 났다. 3월에는 파리에서 노트르담 다음으로 큰 생 쉴피스 성당에 화재가 있었고 2월에는 47차례 (교회파손 등) 공격이 있었다"며 최근 프랑스에서 잇따랐던 교회 파손 기사를 링크해놓았다.
프랑스 당국은 노트르담 화재가 의도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 방화보다는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이델 대표가 언급한 생 쉴피스 성당 화재는 인명 피해가 없었고 크게 성당이 훼손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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