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대기업이"…여수산단 기업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 '분노'
시의회·시민·환경단체 "철저한 조사로 진상 밝혀야"…대책 마련 촉구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대표적인 대기업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 물질 수치를 조작한 사건이 알려지자 여수 지역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대기오염 측정 대행업체들은 2015년부터 4년간 측정값을 축소하거나 허위로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환경부는 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에서 적발된 업체는 LG화학 여수화치공장과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여수 시민은 여수산단을 대표하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대기오염물질 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웅천지구에 거주하는 주부 문수희(39)씨는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대기업이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며 "산단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미세먼지나 대기오염과 무관하리라 생각했는데, 철저하게 조사해서 불안감을 없애달라"고 강조했다.
시민 김모(55)씨는 "믿었던 대기업이 오염물질 측정결과를 조작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관행처럼 조작이 이뤄졌다면 더 큰 문제인 만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대기오염 측정치 조작 사실이 알려지자 뉴스 내용을 분석하는 등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나섰다.
18일 오전 11시 GS 칼텍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도 높은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강흥순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미세먼지는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그동안 경영상 어려움을 핑계 삼아 저감 노력은 등한시해왔다"며 "국민을 속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한데 배신감을 느끼며 검찰 수사를 통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조작 사례가 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스템 자체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초래한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책임을 사회적 비용으로 미루는 등 책임지지 않은 행태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시의회 여수산단 실태파악특별위원회도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행기 특위위원장은 "우선 환경부의 조사 결과를 검토해 직접 해당 공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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