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보우소나루 '올해의 인물' 시상 행사 취소 환영"
브라질 대통령실 "뉴욕시장은 두더지 같은 인물" 강력 반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 주최로 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려던 '올해의 인물' 시상 행사가 취소된 것과 관련, 브라질 대통령실과 미국 뉴욕시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SNS에 "행사를 취소한 뉴욕 자연사박물관 측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보우소나루는 위험한 인종차별주의자·동성애 혐오자이며, 그의 파괴적 결정은 우리 지구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뉴욕 시민의 이름으로 행사를 취소한 자연사박물관 측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실의 펠리피 마르친스 국제문제보좌관은 더블라지오 시장을 두더지 같은 인물로 표현하면서 "중남미의 반미·반독재 무장 혁명단체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과 협력한 의혹이 있고 옛 소련을 본받아야 할 모델로 평가한 그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마르친스 보좌관은 "더블라지오 시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칭찬하면 오히려 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사박물관 측은 5월 14일로 예정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올해의 인물상 수여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브라질-미국 상공회의소 행사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아니라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이 전통의 행사는 원래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에서는 1970년부터 해마다 상공회의소 주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를 1명씩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브라질 측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미국 측 인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수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브라질의 한 신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정책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박물관이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개발과 환경의 조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와 원주민 보호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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