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마스터스 출전 좋지만 나가서 잘 하는 게 더 중요"
PGA투어 신인왕 향해 질주…"올해 목표는 최후의 30인 투어챔피언십 출전"
(힐턴 헤드 아일랜드[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입성한 임성재(21)는 투어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통한다.
웹닷컴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를 거머쥐고 PGA투어에 올라온 그는 아직 우승은 없지만 톱10에 다섯번이나 입상했고 181만7천 달러의 상금을 쌓았다. 페덱스컵 랭킹 22위로 신인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 PGA투어 신인왕이 유력하다.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1승을 거둔 캐머런 챔프(미국)에 상금, 페덱스컵 랭킹에서 앞선다.
PGA투어 RBC 헤리티지에 출전한 임성재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7일(한국시간) 대회 장소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 타운 골프 링크스 연습장에서 "신인왕이 투표로 뽑는 거라는데, 그래도 제일 성적이 좋은 선수를 뽑겠죠?"라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을 절반가량 치렀는데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성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우승 한번은 하면 좋겠지만 진짜 목표는 투어챔피언십 출전"이라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 대회 투어챔피언십은 플레이오프에서 진출하는 125명 가운데 마지막 남은 30명만 출전할 수 있다.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다면 그 시즌에는 최정상급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그는 올해 마스터스를 집에서 TV로 봐야만 했다. 마스터스에 출전할 자격을 아직 갖추지 못해서다.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하고 싶어한다는 마스터스에 내년에는 나가야 하지 않냐고 묻자 임성재는 "나가면야 좋긴 하다. 그러나 마스터스 출전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나가서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실력을 갖추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인 마스터스는 놓쳤지만 남은 3개 메이저대회는 다 출전한다.
PGA챔피언십과 디오픈 출전 자격은 이미 굳혔고 US오픈은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60위 이내만 유지하면 된다. 현재 그는 세계랭킹 58위에 올라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한국과 일본을 거쳐 웹닷컴투어까지 제법 많은 경험을 쌓은 임성재는 "PGA투어는 드라이버, 아이언, 쇼트 게임, 퍼트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버티지 못하는 무대"라면서 "특히 쇼트 게임의 중요성은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를 똑바로 멀리 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그린을 놓쳐도 점수를 잃지 않는 능력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그는 "그게 나는 아직 나는 부족하다. 쉬운 라이라면 어느 정도 되는데 좀 어렵거나 벙커에서는 아직도 파세이브가 잘 안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임성재는 "그래서 평소에도 쇼트 게임 연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해야 하는 쇼트 게임 연습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거리 부문 84위(평균 295야드)를 달리는 임성재는 "비거리가 모자라지는 않지만 10야드만 더 늘면 좋겠다. 아무래도 더 짧은 채로 다음 샷을 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나"라며 비거리 욕심도 드러냈다.
'PGA투어에서 활동하면서 힘든 점'을 꼽아보라고 하자 스물한살 청년 임성재는 "한국에는 시즌이 끝나야 갈 수 있다는 것 빼곤 다 좋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투어를 뛸 때 집에 자주 못 가는 걸 불평했는데 지금과 비교하면 그때가 좋았다"면서 "그래도 오래도록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18홀 프로암에 이어 이날도 대선배 최경주(49)와 18홀 연습 라운드를 돈 임성재는 "체력은 쌩쌩하다"면서 "(마스터스 기간이던) 지난주 쉬었더니 컨디션도 최상이라 이번 대회가 기대된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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