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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미세먼지, 중국과 책임공방보다 상호협력 필요"(종합)
전경련 세미나 "'블레임 게임'할 때 아니다…국내 노력·중국 공조 동시 추진해야"
"고농도 미세먼지 외부영향 60%"…"동북아판 '월경성대기오염물질협약'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은 범 국가적 목표로 중국과 책임 공방을 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서 '미세먼지 해결 위해 온 국민 힘 모아야할 때'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반 위원장은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구성과 역할에 관해 "정부,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고, 미세먼지 해결방안 제안 및 권고,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동북아 지역 국가와의 협력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총의를 모으기 위해 500여명 규모의 국민정책참여단(가칭)과 석·박사급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대응 방향으로 그는 국내 미세먼지 저감 노력 선행, 미세먼지 배출원인에 관해 관련국들과의 과학적 규명,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국제공조방안 마련을 꼽았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국내 노력과 중국과 공조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지금은 블레임 게임(blame game·어떤 사안에 대해 서로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일)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면담을 통해 주변 국가들과 진지한 대화를 하기 위해선 우리도 실정에 맞는 최상의 해결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국내 저감 노력을 충실하게 할 때 중국에도 우리의 요구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공조를 위해선 객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 국민의 첫번째 걱정거리가 됐다"며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불가능한 직업 2.0'인지도 모르지만 경험과 노하우, 국제적 인맥을 총동원해서 국내외를 아우르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축사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이 힘을 모을 때"라며 "특히 기업이 미세먼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 동남아 등 떠오르는 환경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공기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미세먼지는 근로자 실외활동 제약, 소비자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매출 감소, 제품 불량률 증가, 사업장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기업경쟁력 약화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회장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에 근거해서 합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특히 중국 등 동북아국가들과의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기준으로는 국내원인이 70%,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에는 보수적으로 봐도 외부 유입 영향이 60%에 달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국내 배출을 저감하고 중장기적으로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외유입분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서쪽(서울)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뚜렷이 증가하는 반면, 남동쪽(부산)은 변화가 미미하다"며 "고농도 초미세먼지 완화를 위해서는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2013∼2017년 베이징 등 주요도시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40∼60% 감소했다지만, 한국의 국가 배경지역(도시와 떨어져 있어 도시 오염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인 백령도나 태하리 미세먼지 농도 감소는 미미했다"며 "중국의 도시대기 개선이 한국의 미세먼지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중국 주요 도시에 주변부까지 포괄하는 광역대기 개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국제공조 방안으로 유럽의 '월경성대기오염물질협약(CLRTAP)'처럼 관련 국가간 구속력이 있는 협약체결 방식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변국과의 대기질 개선 관련 협력사업이 자발적 단계에 머물고 있어서 실효성 있는 대기오염 물질 감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는 1단계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 30% 저감을 요구하고 2단계로 중국발 미세먼지 이동량 30% 저감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철한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패널 토론에서 "국내 미세먼지의 최고 배출원은 중국이며, 이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국가적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최근 논의되는 공기정화탑이나 인공강우는 과학적으로 무의미하거나 미성숙된 기술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학에 기반한 실용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최근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발생 초기에는 외부 유입 영향이 우세하다가 이후 대기 정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요인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따라서 외부유입이 있더라도 자체 배출을 일시적으로라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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