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시즌 인도, 극우 힌두주의 기승…사람 잡는 '소 숭배'
죽은 소가죽 벗기다 피살…집권당, 노골적으로 종교갈등 조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총선 시즌을 맞은 인도에서 극우 힌두민족주의가 기승이다.
'소 숭배' 문제와 관련한 피살 사건이 다시 불거졌고, 집권당은 노골적으로 종교 분열을 조장하며 인구의 80%에 달하는 힌두교도를 상대로 '득표 몰이'에 나서는 분위기다.
14일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와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에서 죽은 소의 가죽을 벗기던 이들이 힌두교도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끝에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지 기독교 공동체 소속 남자들이 쇠파이프와 막대로 무장한 다른 남성들로부터 공격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폭행에 가담한 이들이 '암소 자경단' 소속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이들 가운데 2명은 체포했고 5명은 달아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암소를 어머니처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소 도살'과 관련한 극우 힌두교도의 폭력 행위가 자주 발생한다.
암소 자경단으로 불리는 힌두 극우주의자들은 소 도살을 막는다는 이유로 소를 운반하거나 가공하는 이를 공격하곤 한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는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하면서 점점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소 숭배와 관련한 폭력으로 사망한 사람만 44명이나 된다.
와중에 아미트 샤 BJP 총재는 인도 내 소수집단인 무슬림을 공격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샤 총재는 지난 11일 동부 웨스트벵골주 유세에서 "불법 무슬림 이민자들은 흰개미 같은 집단"이라며 "BJP는 이들을 하나씩 골라내 벵골만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샤 총재가 여러 종교를 포용하는 인도의 국가 정체성을 공격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아울러 BJP는 인도 종교갈등의 진원지로 꼽히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의 과거 이슬람 바브리사원 자리에 힌두 라마사원을 짓겠다고 공약했다.
이 이슬람 사원은 4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다 1992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충돌 과정에서 파괴됐다. 당시 2천여명이 숨지면서 인도 종교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힌두교도들은 이곳이 라마신이 탄생한 성지(聖地)였는데 이슬람교도에 의해 훼손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교도들은 수세대에 걸쳐 알라신을 숭배한 장소일 뿐이라고 맞서왔다.
한편, 인도 총선은 지난 11일 막을 올렸으며 다음 달 19일까지 6주 가까이 진행된 뒤 같은 달 23일 개표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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