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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총·대선, 막판 금권선거 기승…돈봉투 무더기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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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총·대선, 막판 금권선거 기승…돈봉투 무더기 압수
"마을에 TV 1대 기증하면 50표, 예초기 1대는 40표 얻어"
야권, 관권선거 의혹도 제기…여권 "자작극"이라며 반박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인도네시아 총·대선을 앞두고 금권선거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는 최근 골카르당 소속 하원의원 보워 시딕 판가르소를 체포하고, 현금 봉투 수천장이 든 상자 수십 개를 압수했다.
관련 당국은 그가 선거 당일 유권자를 상대로 현금을 살포해 매표(買票) 행위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여타 후보들도 대부분 크든 작든 비슷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 인디카토르 폴리틱 인도네시아의 부르하누딘 무타디 전무이사는 작년 박사학위 논문에서 2014년 대선 당시 유권자의 33%가 현금이나 금품을 받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국가 중 베냉과 우간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이다.
지난 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호주국립대 소속 정치학자 에드워드 아스피널은 인도네시아에선 여타 개발도상국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표를 사고파는 양상이 관찰된다고 진단했다.
1만7천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지리적 여건 등의 영향 때문에 지방으로 갈수록 중앙 정당의 영향력이 약화하는 현상 때문이다.
아스피널은 "정당의 영향력에 기대 표를 얻을 수 없는 만큼 직접 현금을 주고 지역공동체에 선물과 생필품 등을 기부하는 저속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중앙 칼리만탄주 하원의원 선거 당시 사용된 자료를 보면 보통 TV 한 대를 기증하면 50표, 예초기 한 대를 기증하면 40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됐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품만 챙기고 정작 투표는 다른 후보에게 하는 경우도 많다.
아스피널은 네덜란드 라이덴대 소속 정치학자인 보르드 베렌스콧과 함께 중부 자바 주 19개 지역구의 2014년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한 결과 금품을 받은 유권자의 23%만 금품을 준 후보를 찍었고, 금품을 받은 뒤 지지 후보를 금품 제공 후보로 바꾼 비율도 10∼1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근 리아우주 바탐 섬의 한 주택가에는 "선물과 기부는 받되 그걸로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는 말자"란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후보들도 이런 실상을 잘 알지만, 금품 살포를 중단하면 상대 후보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매표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야권 대선후보 진영을 중심으로 관권선거 의혹도 제기됐다.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 지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KPU)의 신뢰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작년부터 계속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자바 주 가룻 군(郡) 파시르왕이 지역 경찰서장이었던 술만 아지즈라는 인물이 경찰 지휘부가 산하 경찰서장에게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유권자들을 유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그는 논란이 커지자 다른 직위로 전보된 데 불만을 품고 그런 주장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하루 만에 발언을 철회했다.



이달 11일엔 말레이시아 해외투표소에서 사용돼야 할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기표가 된 채 발견됐다.
프라보워 총재 지지자들이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의 상가와 주택 등 두 곳에 4만∼5만장의 투표용지가 기표가 된 채 보관된 것을 발견해 현지 해외 선거감독위원회에 신고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선 오는 14일 약 100만명의 인도네시아인이 해외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문제의 투표용지는 대선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총선은 여당 연합 소속 정당인 민족민주당(Nasdem) 하원의원 후보에게 투표돼 있었다. 해당 하원의원 후보는 말레이시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의 아들로 확인됐다.
하지만,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보관돼 있던 장소가 지키는 이조차 없이 방치돼 있었던 점 등 납득하기 힘든 정황이 많다면서 더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집권여당 투쟁민주당(PDI-P)의 마신톤 파사리부 하원의원은 투표조작 행위가 실제로 벌어졌을 수 있지만, 조코위 진영이 개입되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야권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현장을 덮친 사람들은 (선관위가 아니라) 야권 대선캠프였다"고 지적했다.
프라보워 대선 캠프는 자작극 의혹을 일축하면서 KPU에 말레이시아의 해외투표 일정 연기를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차기 대선은 이달 17일 총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지난달 공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58%로 프라보워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다.
하지만 아직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밝히지 않은 부동층의 비율이 높고 지지율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라 조코위 대통령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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