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혁명수비대 없었으면 IS 유럽 턱밑에서 위협"
美 테러조직 지정 '배은망덕' 비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데 대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배은망덕'격이라고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혁명수비대가 용감한 이라크, 시리아 국민과 함께 싸우지 않았다면 ISIS는 지금 이 두 나라를 정복하고 유럽의 턱밑에 테러조직을 보내 위협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가 '이란이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도대체 누가 (이슬람국가와) 전투하고 희생한다고 생각한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 운동 기간 "나는 아사드(시리아 대통령)를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그는 ISIS를 죽이고 있다. 러시아도, 이란도 ISIS를 죽이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한 당시 미국 민주당 정부의 중동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이슬람국가(IS)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면 시리아 정부는 물론 후원국인 러시아, 이란과도 손잡을 수 있다면서 던진 말이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테러조직인 IS를 소탕한다고 자인했으면서 이제 와서 혁명수비대를 IS와 같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배은망덕하다고 비꼰 것이다.
혁명수비대가 직접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10일 방송을 통해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미국의 행태는 어리석음의 최대치다"라며 "혁명수비대는 중동의 방정식에서 가장 강하고 영향력이 큰 군대다"라고 연설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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